씽크패드 하면 노트북을 좀 써본 사람이라면 거의 한번 정도는 본 적이 있는 제품이다. 설령 씽크패드라는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온통 시커먼 색으로 칠해져 있고 투박하게 생긴 노트북 PC를 이야기하면 통하는게 바로 씽크패드다. 그만큼 오랜 시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왔고, 지금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이다.
씽크패드 시리즈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알파벳 글자 하나로 구분되는 이들 중에는 이동성을 강조한 서브노트북과 태블릿 PC까지 아우르는 X 시리즈도, 멀티미디어를 강화한 Z 시리즈도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씽크패드 시리즈의 주인공 격이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T 시리즈다. 언제나 씽크패드 시리즈에 있어서 최신 기술과 최고급 부품은 제일 먼저 T 시리즈에 도입되기 때문에 씽크패드 시리즈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T 시리즈의 가격은 비싼 편에 들기 때문에 그 간격을 메꿔주기 위해 나온 것이 바로 R 시리즈로, 가격은 T 시리즈보다 저렴하지만 성능과 기능은 그리 뒤지지 않는 T 시리즈의 보급형이자 실속형이다. 그 R 시리즈 중 가장 최신 제품인 R61, 그 중에서도 최상위 모델인 7742XKU(이하 R61) 모델이 오늘의 리뷰 대상이다.
본격적인 리뷰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레노버가 내세우고 있는 씽크패드 R61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자.
1. 성능 인텔의 코어 2 듀오 CPU를 핵심으로 한 산타로사 플랫폼을 채용했으며 그래픽 칩셋에는 통합 그래픽 칩셋이 아닌 별도의 엔비디아 NVS 140M을 채용하여 데스크탑 PC에 뒤지지 않는 수준을 보여준다.인텔 산타로사 플랫폼을 이루는 요소들 (출처 : 인텔 공식 사이트) 2. 안정성 하드디스크도 보호재에 둘러싸여 있으며, 별도의 충격 방지 장치인 Active Protection System과 함께 본체를 보호한다. 또한 마그네슘 합금의 롤 케이지(보호용 금속 프레임)도 내장되어 있어 역대 R 시리즈 중 가장 튼튼한 제품이 되었다.
3. 사용성 14.1인치의 1440×900의 와이드 화면, 지문 인식 장치, 울트라나브 키보드, 어두운 곳에서 키보드를 비춰주는 씽크라이트, 무선랜의 감도를 높여주는 울트라커넥트II 등은 데스크탑 못지 않은 편안한 환경을 제공한다.
■ 겉보기 전체적인 모습은 전형적인 씽크패드 시리즈의 모습이다. 검은 색에 각잡힌 네모꼴로 되어 있는 어떻게 보면 꽤나 투박한 이 모습은 씽크패드가 IBM에서 중국의 레노버로 넘어간 뒤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씽크패드 고유의 이 디자인은 레노버의 다른 노트북 라인에도 채용할 정도로 씽크패드 시리즈 자체와 그 명성을 상징하는 존재다. 애플 아이팟의 열풍 이후 수많은 전자기기가 하얀 색을 띄고 나오지만 씽크패드 시리즈는 그 물결에 전혀 휩쓸리지 않고 고고(?)하게 자존심을 지키며 까만 색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그 특유의 디자인도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조금씩 발전해 왔다. 이제부터 R61의 겉모습을 하나하나 살펴보자.
R61의 상자를 뜯어보면 본체와 부속품, 설명서 등이 준비되어 있다. 상당히 단촐한 편이다(실제로 시판되는 제품은 이와 달라질 수 있다).
아직 영문 설명서 밖에 없고 OS도 영문판이 깔려있지만 실제로 출시할 때까지는 한글판으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물론 키보드에는 확실하게 한글이 각인되어 있다.
앞면에는 IEEE1394 포트와 무선랜 온/오프 스위치, 그리고 헤드폰과 마이크를 연결할 수 있는 단자가 있다. 그리고 뚜껑을 열 수 있는 래치가 오른쪽 한군데에만 있다.
아랫 면이다. 배터리 아래 부분을 보면 도킹 스테이션을 위한 연결 포트가 보인다. R61 자체가 올인원 노트북이라 일반적인 경우라면 도킹 스테이션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더 많은 확장 포트와 기능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므로 있어서 나쁠 것은 없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6셀 배터리는 본체와 어울리지 못하고 뒤쪽으로 조금 튀어나온다. 그러나 본체가 원체 큰 편인지라 그렇게까지 거추장스럽지는 않다.
왼쪽에는 외부 모니터 단자, 모뎀, 유선랜, 2개의 USB 단자가 있으며, PC 카드(PCMCIA) 슬롯과 4-in-1 메모리 카드 슬롯이 위 아래로 겹쳐져서 존재한다. 제품의 구성에 따라 대신 익스프레스 슬롯이 제공되는 경우도 있다.
오른쪽에는 DVD 콤보 드라이브가 내장되어 있다.
ODD 옆에 있는 스위치를 조작하면 쉽게 ODD를 제거할 수 있어 조금이라도 무게를 가볍게 할 수는 있다. 물론 이를 대신할 웨이트 세이버는 따로 구해야 할 것이다.
배터리의 길이가 본체보다 짧기 때문에 뒤쪽에 어댑터 단자를 넣을 공간이 있어 전원선을 연결하기 편하다. 그 옆에는 뒷면과 왼쪽에 걸쳐져 있는 열 배출구가 존재하는데 손을 대보면 알겠지만 R61 전체의 발열을 낮추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뚜껑을 열어보면 그 유명한 울트라나브(UltraNav) 키보드가 우리는 반겨준다.
올인원 노트북답게 데스크탑 못지 않은 넉넉한 공간에 다양한 키와 터치패드, 포인팅 스틱, 지문인식용 슬롯 등이 배치되어 있다. 그 왼쪽 아래에는 Centrino Duo 로고가 있다.
R61이 인텔의 산타로사 플랫폼을 채용한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바로 Centrino Duo 로고다. 그러나 R61에 내장된 무선랜 칩셋이 802.11n을 지원하지 않아 완전한 산타로사라고 부를 수는 없다. 아직 802.11n을 제대로 지원하는 무선 공유기가 거의 없다시피 하므로 실제로 체감되는 성능 상에서의 차이는 아직 느낄 수 없다고 봐도 좋다. OS로는 근래의 추세대로 윈도 비스타 비즈니스를 사용한다.
오른쪽에는 지문 인식용 슬롯이 있다. 상당히 편리한 기능이었는데 이는 뒤에서 따로 다루겠다.
씽크패드 시리즈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인 울트라나브라 불리우는 포인팅 스틱과 터치패드의 결합은 물론 건재하다. 또한 화면이 와이드가 됨으로써 양쪽에 스피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넉넉한 키 피치를 자랑하며, 기본 키보드 외에도 추가적으로 필요한 다양한 기능 키들 또한 별도로 제공한다..
액정의 하단부에는 다양한 인디케이터가 자리잡고 있어 현재 제품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R61의 액정은 14.1인치의 크기에 해상도는 1440×900 이지만 글자가 작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수준이다. 보통 씽크패드 시리즈의 약점으로 액정이 언급되곤 하는데 이번 R61의 액정은 그런 수준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밝기도 적당하며 선명한 편으로 고휘도라든가 특별한 코팅이 되어있지는 않지만 오래 보아도 눈이 편안한 액정이다.
레노버 씽크패드 R61 리뷰 - 1부. 겉 편은 여기서 마치기로 한다. 그럼 다음 편에서 만나기로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