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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파빌리온 dv2로 살펴보는 AMD의 울트라씬 플랫폼 Yuk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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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아톰 플랫폼을 활용한 넷북이 큰 인기를 얻었지만 한쪽에서는 아톰에 만족하지 않은 이들이 있었다. 10인치 이하로 제한된 크기의 화면과 낮은 해상도, 낮은 성능은 뛰어난 휴대성과는 별도로 사용자들에게 아쉬움을 주는 부분이었다.

인텔 측에서는 그런 이용자들이라면 아톰이 아닌 더 좋은 성능의 플랫폼으로 가라고 권하지만 사람 마음이 어디 그런가. 낮은 가격과 가벼운 무게라는 넷북 제품군의 참맛을 본 다음 2kg 급의 서브노트북으로 가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다.

지난 HP 파빌리온 dv2 발표회는 AMD 유콘 플랫폼이 국내에 처음으로 공식 소개되는 자리이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작년 11월, AMD는 유콘(Yukon)과 콩고(Congo)를 비롯한 차기 울트라 모바일 플랫폼 관련 사항을 발표했고 올 3월에는 유콘을 이용한 HP 파빌리온 dv2가 국내에 소개되었다.
인텔의 아톰 플랫폼의 공세에 속수무책이었던 AMD에서 내놓은 이 유콘은 과연 어떤 플랫폼인지를 HP 파빌리온 dv2와 함께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1. Yukon : 넷북을 위한 플랫폼이 아니다.

파빌리온 dv2. 일단 넷북보다 크다.


늑돌이를 비롯하여 많은 이들을 헷갈리게 만들었던 부분이지만 AMD의 Yukon과 뒤이어 등장할 Congo 플랫폼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화면 10인치 이하의 넷북 또는 미니노트북을 위한 플랫폼은 아니며 아톰처럼 설계부터 다시 시작한 제품도 아니다. AMD가 가지고 있던 기존 CPU와 칩셋을 적당하게 손봤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 하다.


위의 그래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싱글 코어 CPU와 690 칩셋을 조합한 유콘과 듀얼 코어 CPU와 780 칩셋을 조합한 콩고는 인텔 아톰 기반 넷북에 비해 가격과 성능이 모두 높은 시장을 지향하고 있다.

유콘을 위해 준비된 세가지 CPU. 모두 싱글 코어 방식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아직 AMD에게는 인텔의 아톰 정도로 저전력 CPU를 만들 기술이 없다. 가장 낮은 전력 소모를 보이는 1GHz의 셈프론 200U도 TDP가 8W로 넷북에 쓰이는 아톰 N270 1.6GHz의 TDP 2.5W와는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이고 파빌리온 dv2에 들어간 애슬론 네오 MV-40 1.6GHz 또한 15W의 TDP다.

파빌리온 dv2에 들어간 애슬론 네오 MV-40 1.6GHz CPU. 128KB의 L1 캐시와 512KB의 L2 캐시.


한마디로 절전 능력에서 두 플랫폼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자연스럽게 유콘 플랫폼을 넷북에 집어넣는 것 또한 무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유콘이 목표로 하는 시장은 어디일까?


2. 유콘은 매우 얇은(Ultrathin) 노트북을 위해 나왔다.

늑돌이같은 특이한 사람이야 작고 쓸만한 제품을 원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더 큰 화면을 가진 제품을 원한다. 노트북 PC만 해도 가장 큰 시장은 14~15인치 급의 화면을 가진 제품이다. 그러나 넷북 제품군은 대부분 10인치 이하의 훨씬 작은 화면 크기로만 출시되어 있다. 덕분에 작고 가볍지만 작은 글씨를 보기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고 화면이 마냥 커졌다가는 무거워서 가지고 다니기 힘들어진다. 화면이 커지면서도 휴대성이 좋으려면?

답은 한가지. 얇아지면 된다.

유콘은 화면은 크지만 매우 얇은 노트북 이른 바 울트라씬 노트북을 위한 플랫폼인 것이다. 기존에도 맥북 에어나 바이오 TT 등 화면은 미니노트북보다 크지만 두께는 얇아 전체 무게가 가벼운 노트북이 있긴 했다. 그러나  부품을 작게 만드는 것은 돈이 들기 때문에 그 가격은 만만치 않았다. 유콘은 이렇게 비쌌던 매우 얇은 노트북 시장을 노리는 것이다.

그 첫번째 결과가 바로 HP의 파빌리온 dv2인 셈이다.



유콘 플랫폼 최초의 양산품인 파빌리온 dv2는 겉으로만 딱 봐도 매우 얇은 것을 알 수 있다. 두께는 23.7~32.7mm고 무게는 배터리 포함해서 1714g.


ODD가 내장되지 않은 것이 아쉽긴 하지만 그럭저럭 가벼운 축에 속하는 셈이다.



3. 유콘 플랫폼의 장점

누르면 커집니다.


위에 볼 수 있듯이 AMD는 유콘 플랫폼의 장점으로 크게 세가지를 들고 있다.

1) 균형잡힌 성능

고성능을 추구함으로써 가격을 올리지 않고 적당한 가격과 적당한 성능을 동시에 잡으려고 하고 있다. 이는 인텔이 아톰 플랫폼에서 했던 것과 비슷한 일이다.


CPU와 그래픽 칩셋으로 세가지 조합을 구성할 수 있는 유콘 플랫폼

하지만 아톰과 다른 점 또한 있다. 그것은 바로 고성능 그래픽 코어의 도입이다.
기본으로 내장된 690 칩셋의 X1250 내장 그래픽 엔진을 쓸 수도 있지만 여기에 HD3410이라는 더 빠른 그래픽 칩셋을 추가할 수도 있다. 더구나 AMD는 ATI를 인수함으로써 인텔과는 비교되지 않는 최첨단 그래픽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파빌리온 dv2에는 유콘 플랫폼에서 최상의 조합이 들어가 있다.


아래는 파빌리온 dv2의 성능을 측정하는 크리스탈마크 결과다.


아래의 전형적인 넷북인 MSI 윈드 U100에서의 결과와 비교해 보자.


CPU 부문(ALU, FPU)과 메모리(MEM) 부문에서는 근소하게나마 dv2가 앞선다. 적어도 CPU 부문에서는 유콘 플랫폼의 최상위 CPU인 애슬론 네오 NV-40 1.6GHz와 아톰 N270 1.6GHz는 큰 차이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성능 차이는 690 주 칩셋과 HD3410 외장 그래픽 칩셋의 하이브리드 크로스파이어 조합이 힘을 발휘하는 그래픽 부분에서 발휘된다. 크리스탈마크의 3D 그래픽 성능을 보여주는 OGL 점수는 dv2에서 10204점, 윈드 U100은 689로 무려 15배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HD3410 그래픽 칩셋과 아톰 제품군에 들어간 GMA950 칩셋의 성능 차이는 정말 매우 크다. 또 다른 아톰인 Z 시리즈에 채택되는 GMA500의 3D 그래픽 성능은 GMA950보다도 더 느리다.


이것이 dv2의 3D마크 06 결과.


이것은 GMA950을 내장한 아수스 Eee PC 1000H에서의 결과다. 이 역시 18배를 넘는, 비교할 바가 못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HD3410을 내장한 dv2가 보여주는 수치는 인텔의 최신형 노트북 그래픽 칩셋인 GMA4500HD를 가볍게 누르는 성능으로 차후에 나올 인텔의 넷북용 그래픽 칩셋인 GN40 또한 압도하는 수치다.

특히 HD3410은 다이렉트X 10.1을 지원하는 본격적인 게임용 그래픽 칩셋이라는 것도 게이머를 위해서는 중요한 사실로 게임 상에서의 능력 또한 훌륭하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시험해 본 바에 따르면 초당 평균 30~40 프레임을 유지해 주므로 CPU의 성능은 다소 낮아도 그래픽 칩셋인 HD3410의 힘을 받아 원활하게 즐길 수 있다.

이러한 성능을 가지고 있는지라 dv2에는 넷북에서 기피되는 윈도 비스타를 돌려도 그렇게까지 부담스럽지는 않다. 휙휙 뜰 정도는 아니지만 무리가 간다고 생각하는 수준은 아닌 편. 다음은 윈도 비스타 사용자라면 돌려보는 윈도 체험 지수다.


3.4라면 그리 나쁘지 않은 점수.


2) HD 동영상 재생 능력

유콘 플랫폼이 기본 내장하고 있는 HD3410 그래픽 칩셋에는 H.264/AVC, VC-1, MPEG-1, MPEG-2, DivX 동영상에 대해 하드웨어 가속이 가능하고 그에 걸맞게 HDMI 포트까지 내장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별도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점. 따로 구입해야 하는 사이버링크 파워DVD 등 하드웨어 가속이 가능한 동영상 코덱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만 그 성능을 맞볼 수 있다.

물론 넷북의 그래픽을 담당하는 GMA950이나 GMA500보다 동영상 재생시 화면 품질이 우수하다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다. 여기에 12.1인치라는 넓은 화면에 1280x800이라는 실용적인 해상도는 개인적인 활용 뿐만 아니라 간단한 업무 처리에도 무리없는 수준으로 화면이 작아 고생하던 넷북 사용자들에게는 엄청난 장점이다.


3) 매끈하고 얇은 디자인


앞에서도 말했듯이 유콘은 미니노트북이 아니고 매우 얇은(Ultrathin) 노트북을 지향한다. 이 부분은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얇아진 덕분에 기존의 두꺼운 노트북에 비해 훨씬 세련돼 보인다.


특히 파빌리온 dv2는 그동안 파빌리온 시리즈에 채용되는 곡선미가 살아나는 디자인에 상감 기법까지 적용하여 겉모습만으로는 고급 노트북으로 보일 정도며 키보드 또한 일반 키보드의 92% 수준의 크기로 타이핑하는데 편하다.


4. 유콘 플랫폼의 아쉬운 점

우선 가격을 들 수 있다. 앞에서도 잠깐 살펴봤듯이 성능 면에서는 기존 인텔의 넷북 제품군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부분이 있고 화면이 더 큰 제품을 찾는 이들에게는 넷북보다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것은 가격 탓이 크다. 현재 100만원을 넘는 가격으로는 높은 원-달러 환율로 위축된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두번째로는 휴대성. 파빌리온 dv2의 경우, 2kg 미만에 ODD까지 포함한 서브노트북도 많은 상황에서 ODD 없이 1.7kg 수준이라는 점은 많이 아쉽다.

웬만큼 빡세게 돌려도 두시간 이상은 가주는 dv2의 6셀 배터리. 그러나 휴대성을 살리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여기에 더 중요한 부분으로 무거운 6셀의 54.64Wh의 대용량 배터리를 내장하고도 2~3시간에 불과한 사용 시간은 어댑터를 꼭 가지고 다녀야 하는 것을 의미 한다.본체와 전원 어댑터를 합친 무게는 2121g.


별도로 사야 하는 ODD의 무게는 440g이므로 본체와 전원 어댑터와 ODD까지 합쳐버리면 일반적인 서브 노트북에 비해서 휴대성에서 큰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참고로 dv2용의 ODD는 디스크에 그림을 새길 수 있는 라이트스크라이브 기능이 내장되어 있으며 관련 프로그램도 제공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적할만한 부분은 팬 소음. 이 역시 유일한 유콘 노트북인 파빌리온 dv2에 해당되는 이야기가 되겠다. 세계 1위의 PC 제조업체 답게 HP의 기본적인 만듦새는 훌륭하지만 장시간 사용시 어느 정도 느껴지는 발열과 조용한 환경에서 쓸 때 부담되는 팬 소음은 매우 아쉽다.

사실 이러한 단점들은 유콘 플랫폼의 제품이 아직 다양하지 못하는 데서 나오는 부분이 많다. 현재 유콘 플랫폼으로 나온 제품은 단 하나, 오늘 살펴본 HP의 파빌리온 dv2 밖에 없으며 우리나라에 출시된 제품은 그나마 최고 제원의 모델만 나와있어 선택의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초반에 아톰 플랫폼 기반 넷북들에 있었던 문제점들이 나중에 나온 제품에서는 해결된 것처럼 유콘도 그런 길을 걷게 될까.



5. 유콘과 콩고 - 보급형 노트북 시장의 한축을 이룰까?

현재 x86 호환 CPU 시장에서 정말 잘 나가는 인텔에 거의 유일하다시피 대항하고 있는 AMD지만 그 AMD도 아톰에 정면 대응하는 프로세서를 만들지는 못 하고 있다.
그 대신 나왔다고 봐도 좋을 유콘과 콩고 플랫폼은 앞에서 말했듯이 완전히 새로운 건 아니고 기존 CPU와 칩셋을 적절하게 손보고 내놓은 제품에 가깝다. 기술적인 이슈보다는 오히려 소비자들의 수요를 중심으로 대응한 셈이다. 물론 넷북 제품군이 포용하지 못하는 부분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의 길을 열어주겠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하지만 아직 출시 제품이 파빌리온 dv2 단 한 기종인지라 시장에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며 특히 가격이 그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더 많은 업체들이 뛰어든다면 가격이나 성능 면에서 더욱 경쟁적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결국 이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시장 확대의 한계가 가까워오는 노트북 시장에서 각 제조사들이 찾고자 하는 새로운 틈새 가운데 유력한 하나는 유콘이 추구하는 매우 얇은 노트북 분야다. 이쪽이 소니, 애플을 비롯하여 델, MSI , 아수스 등이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는 시장이라는 것을 고려해 보면 그 성공 가능성만은 어느 정도 인정해줄만한 셈이다. 여기서 dv2를 제외한 다른 모든 제품은 인텔의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 또한 기억해 둬야 할 일이다.

유콘에 이어 올해 등장할 콩고는 한층 더 발전하여 CPU는 듀얼 코어로, 칩셋은 780 계열을 쓰게 됨으로써 적어도 성능 면에서는 인텔의 아톰 및 보급형 노트북 플랫폼을 압도할 수 있게 된다(그런 면에서 유콘과 콩고 플랫폼과 유사한 구조를 택했으면서도 훨씬 작은 국산 미니노트북인 에버런 노트의 존재는 더더욱 각별하다). 물론 넷북과 일반 노트북의 단점을 해결한다는 울트라씬 노트북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제품이 나와야 한다는 조건이 먼저 해결되야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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