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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노트북, 최고의 화면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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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북이라는 이름으로 엄청난 숫자의 미니노트북들이 세상으로 탈출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작년 한해동안만 해도 넷북 제품군이 약 1460만대 팔려나갔으며 우리나라만 해도 2008년에 약 12만대의 미니노트북이 팔렸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올해 미니노트북 시장은 그 2~3배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을 정도니 그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봐도 좋을 듯 하다.

미니노트북이란 보통 10인치 이하의 화면에 1kg 내외의 무게를 가진 제품을 뜻한다. 특히 넷북이라고 하는 경우에는 저렴한 보급형 미니노트북을 지칭하는데 거의 표준장착되다시피 한 인텔의 아톰 프로세서 덕분에 대부분의 성능은 거의 비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보급형 미니노트북(넷북)들은 키보드, 크기, 무게, 배터리 지속시간 등 다양한 부분에서 차별성을 갖고 있는데 그 가운데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화면이다. 키보드가 없는 노트북은 상상할 수 있을지 몰라도 화면이 없는 노트북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니 말이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화면, 그것도 미니노트북의 화면에서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첫번째 요소 : 해상도

사실상 첫번째 넷북이라고 봐도 좋을 듯한 EeePC 701의 경우 해상도는 800x480에 불과하다. 가로폭 1024픽셀에 맞춰진 웹사이트가 대부분인 요즘 시대 가로폭 800은 너무나 부족하고 세로 높이 480으로는 일반 프로그램용 대화상자 가운데 짤려버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초기의 보급형 미니노트북인 고진샤 SA 시리즈. 웹페이지를 다 못 보여주고 가로로 넘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등장한 해상도가 바로 1024x600. 가로 폭 1024 픽셀로 대부분의 웹사이트가 양 옆으로 잘리지 않고 프로그램 또한 800x600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이 1024x600 해상도는 사실상 넷북의 표준 해상도로 자리잡으며 가장 많은 제품에 채용되었다.

넷북의 표준 해상도로 자리잡은 1024x600


그러나 이 해상도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많이 쓰였던 해상도 가운데 하나인 1024x768 해상도 기준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사용하려다가는 세로 방향으로 잘려나가기 때문이다. 특히 요근래에 나온 1024x576 해상도의 액정은 더더욱 곤란한 셈이다.

넷북으로 티스토리 블로깅하려면 편집 화면이 좀 작은데 특히 세로 높이가 아쉽다.


그래서 새롭게 나온 것이 1366x768이다. 세로 폭이 768 픽셀로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 잘 어울려서 다양한 업무에 활용 가능한 실용적인 해상도로 각광받고 있다.
HP 미니 2140 모델을 필두로 델 미니 10 등이 이 해상도의 액정을 채용한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2. 두번째 요소 : 가로세로비

앞의 해상도를 보면서 궁금해 하시는 부분이 생겼을 것이다. 바로 화면의 가로세로비 4대3을 유지하지 않고 가로로 긴 와이드 해상도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미니노트북이 와이드 해상도를 채택한데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다.

1) 영화를 본다.
넷북은 업무용이라기 보다는 개인 용도로 나온 제품이다. 그 용도 가운데에는 동영상 감상도 포함되어 있는데 요즘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에는 와이드 화면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HD 시대가 되면서 16대 9의 가로 세로비가 많이 쓰게 되었다. 하지만 여기에 맞춰 만들어진 1024x576 해상도의 경우 세로 높이 600픽셀에 맞춰 만들어진 프로그램에서도 위 아래가 잘릴 여지가 있다.

2) 키보드


미니노트북은 휴대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만큼 작고 가벼울수록 좋다.
그러나 눈으로 보는 화면과 손으로 치는 키보드는 반대로 작으면 작을수록 불편해진다. 특히 키보드는 최소한의 가로 폭이 확보되어야 제대로 된 타이핑이 가능해진다. 덕분에 화면은 가로 방향으로 길어지고 대신 세로를 줄여 키보드는 키보드대로 최대한 키우고 화면의 전체적인 크기는 줄이지 않아도 되게 하였다.


3. 세번째 요소 : 크기

크면 클수록 좋은 것이 화면이다. 그러나 미니노트북은 그 특성상 휴대성의 문제로 어느 한계 이상 커지기는 힘들다.

최초의 넷북인 EeePC 701이나 그보다 더 앞선 고진샤의 보급형 미니노트북인 SA 시리즈는 모두 7인치 크기의 화면을 채용했다. 그러나 화면 크기에 비해 주변 베젤 부분이 너무 많이 남아 이를 보완한 8.9인치 급의 제품이 등장했다. 현재는 거의 대부분의 넷북이 10인치 급을 사용하고 있다.

10인치 화면의 아수스 EeePC 1000H와 8.9인치의 901. 두 제품 다 해상도는 1024x600.


이 10인치라는 크기 또한 조금 애매하긴 한데 CPU와 칩셋을 공급하는 인텔과 OS를 공급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권고 또는 강제 사항에 따른 최대의 크기다. 하지만 근래에는 이를 무시(?)하고 11인치 급도 등장하고 있다. 참고로 12인치부터는 일반적으로 미니가 아닌 서브노트북으로 분류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미니노트북이라는 어쩌면 매우 좁은 범위의 제품군에서도 화면의 크기와 그 해상도에 관련된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지금도 쉬지 않고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늑돌이는 특히 업무 활용에도 지장이 없고 와이드 화면비를 유지한 1366x768 해상도가 10인치 또는 11인치 급 화면에 채용되는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미니노트북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한계 크기라 볼 수 있는 이들 화면에서의 가장 실용적인 최대 해상도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니노트북 분야에서만 해도 이처럼 다양한 크기의 화면과 해상도가 존재하는 이유는 단 하나, 소비자가 원하기 때문이다.
제조사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이럴 것이다...' 라고 지레짐작하고 만든 미니노트북들이지만 소비자의 진정한 욕구와 부딪히면서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미니노트북의 화면 문제는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제조사가 얼마나 품질좋게, 그리고 저렴하게 제공하냐는 원초적인 문제로 돌아간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제조사가 제공한다. 이것이야말로 자본주의 체제의 빼놓을 수 없는 큰 장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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