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작은PC/#태블릿#e북리더

모토로라 XOOM, 태블릿 전쟁의 최전선에 서다

반응형

모토로라에서 지난 3월 30일, 안드로이드 3.0 기반의 태블릿인 XOOM을 대한민국에 공식 발표했습니다. SK텔레콤에서 4월 중순 경에 출시하는 바로 그 제품이죠. 엔비디아의 테그라2 1GHz 듀얼 코어 프로세서에 10.1인치 1280x800 해상도의 터치스크린 패널, 730g의 무게를 가진 이 제품은 모토로라가 한국 시장에 내놓는 첫 태블릿이면서 참으로 많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최초의 허니컴 안드로이드 태블릿


XOOM이라는 태블릿이 가진 가장 중요한 의미는 역시 세계 최초로 등장한 안드로이드 3.0, 흔히 Honeycomb이라 불리는 태블릿용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제품이라는 점입니다.
이미 갤럭시 탭이나 아이덴티티 탭 등 안드로이드 기반의 태블릿들이 등장한 바 있습니다만 안드로이드 3.0은 태블릿을 위해 특화된 버전이라는 점에서 다릅니다. 스마트폰의 조그만 화면이나 휴대성을 최우선한 디자인에서 벗어나 '보기 위한' 기기인 태블릿에 최적화된 버전이죠.


이 안드로이드 3.0을 탑재했기 때문에 줌은 이전의 안드로이드 기기와는 사뭇 다릅니다. 우선 UI부터 넓은 화면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게 바뀌었고 가로-세로 모드의 변환이 자유롭습니다. 터치 버튼마저도 없어진 것 또한 독특하죠. 3G 모듈을 갖고 있어 자체적인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지만 음성 통화는 불가능합니다.

비디오 채팅을 기본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전면 카메라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렇듯 줌이 보여주는 모든 것이 안드로이드 3.0이 구현하고자 하는 태블릿의 모습입니다. 스마트폰의 넥서스 시리즈처럼 레퍼런스 태블릿이 아직 안 나오긴 했지만 안드로이드 3.0의 기준에서 크게 변화가 없는 줌 또한 허니컴 레퍼런스 태블릿에 가깝습니다.

배터리는 10시간. 이 정도면 실용적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즉, 기본적인 디자인이나 두께, 무게 등을 제외하고는 줌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이 사실상 안드로이드 3.0의 문제이기도 한 것이죠. 그 반대로 줌에서 느껴지는 편리함이 있다면 이는 안드로이드 3.0의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애플의 아이패드에 대항하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태블릿 전선의 최선두에 서 있다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태블릿 대중화의 신호탄


XOOM의 등장이 가지는 또 한가지 의미는 바로 태블릿이 이제는 대중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죠. 그전에는 일부 계층만 쓰던 스마트폰이 아이폰의 등장으로 시장이 주목받고, 이를 여러 모로 본받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시장에 대거 등장했습니다. 이제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거리에서 만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 될 정도였죠.


태블릿 분야에 있어서도 비슷한 흐름이 있을 거라 생각할 수 있는데요, 소수 계층에만 한정되던 태블릿 부문이 아이패드를 만나 엄청난 성장을 거듭하고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가격대의 태블릿이 시장을 넓히는 식으로 말이죠. 물론 스마트폰처럼 폭발적인 수요가 생길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지만 스마트폰과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줌을 비롯한 안드로이드 태블릿[각주:1]을 사려면 적지 않은 돈을 줘야 하지만 조만간 현재의 넷북 가격대까지는 쉽게 내려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집집마다 태블릿 한대 정도는 들여놓을 수 있을 정도로 말이죠. 이는 아직은 부족한 콘텐츠 공급이 활성화되면 될수록 그 속도가 빨라질 거라 생각합니다.



앞에 선 자의 고민

하지만 세상 일이 다 그렇듯 앞으로의 일이 쉽게 풀리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직 검증된 바 없는 허니컴 태블릿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반응이 어떨 것이냐도 알 수 없고 부족한 전용 콘텐츠 또한 발목을 잡을 수 있죠. 스마트폰용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허니컴에서 바로 돌리기에는 호환성에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2~3개월 정도면 등장할 후발주자들의 허니컴 태블릿도 만만치 않습니다. 비슷한 제원과 성능을 자랑하면서도 줌보다 더 얇고 가벼운 제품들이 준비 중이거든요. 휴대용 제품이라면 가볍다는 것은 성능을 희생해서라도 얻을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죠.

아이패드2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는 줌


하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태블릿 시장을 만들어내다시피 한 애플의 대응입니다.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꽃을 활짝 피웠지만 열심히 따라온 안드로이드 제품군에게 기껏 개척한 시장의 많은 부분을 내준[각주:2], 뼈아픈 경험이 있는 애플로서는 태블릿에서까지 그런 모습을 보고 싶진 않겠죠.

이미 콘텐츠 면에서는 작년에 나왔던 아이패드와 아이폰의 콘텐츠를 대부분 활용할 수 있으므로 안드로이드 진영에 비해서는 한참 앞서가고 있는 상황인데다가 499달러부터 시작하는 충격적인 가격 공세는 스마트폰에서와 같은 상황을 다시 만들지는 않겠다는 애플의 의지가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렇다면?

SK텔레콤 USIM은 여기로 들어갑니다.


어찌되었든 최초의 허니컴 태블릿인 모토로라의 줌은 4월 중순 전후로 한국에 SK텔레콤을 통해 출시하기로 결정된 상태입니다. 국내에 아이패드2가 언제쯤 정식으로 도입될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줌이 실질적으로 무주공산[각주:3] 상태의 태블릿 시장이 주는 혜택을 홀로 누리고 있을 듯 합니다. 결국 이 짧은 기간에 먼저 앞서간 자로서 많은 걸 미리 쌓아두는 것이 줌이 그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최대한 빨리 국내 사용자를 위한 콘텐츠를 준비하여 다른 어떤 태블릿보다도 한국 사용자들에게 편안한 제품이 되어야 합니다. 결국 모토로라 뿐만 아니라 SK텔레콤도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인데, 첫 타자라 어려움이 많겠지만 결국 이후에 나올 허니컴 태블릿들에도 적용 가능한 부분이므로 오히려 SK텔레콤 측에서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이겠습니다.



줌에 대한 현장 리뷰는 아래 연결고리를 참고해 주세요.

2011/04/02 - 모토로라의 첫 태블릿 XOOM, 미리 보는 현장 리뷰


  1. '쓸만한' 이란 전제조건을 달아야 합니다만 [본문으로]
  2. 애플만의 생각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본문으로]
  3. 아이패드1이 있지만 2를 기다리는 분들이 1을 이제 와서 구입하지는 않으시겠죠. [본문으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