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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녹음기

갤럭시 카메라가 넘어야 할 세개의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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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9일, 갤럭시 카메라가 대한민국에 정식 발표되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갤럭시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합친 듯한 이 갤럭시 카메라는 이미 지난 8월 독일베를린에서 열렸던 삼성 모바일 언팩과 IFA 행사 때에도 만났던 제품이었습니다.


1630만 화소의 BSI 방식의 CMOS 센서, 21배 광학 줌에 23mm 광각 렌즈로 여느 울트라줌 컴팩트 카메라 못지 않은 광학 성능을 가진 갤럭시 카메라는 엑시노스 4 쿼드 프로세서에 4.8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에 안드로이드 4.1 젤리빈, LTE 통신 모듈로 무장하여 모바일 기기로서의 능력 또한 출중합니다. 양쪽 기술력을 다 갖고 있는 삼성전자니 가능한 제품이겠죠.


이 날, 갤럭시 카메라 미디어데이 때는 장소가 비좁을 만큼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모여서 행사를 지켜봤습니다. 성공적으로 안착한 갤럭시 시리즈의 명성을 갤럭시 카메라라는 새로운 제품이 과연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데 대한 적지 않은 사람들의 관심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 또한 삼성전자에 있어서 갤럭시 카메라가 가지는 의미를 결코 가볍지 않게 생각하는 만큼 그 앞날에 대해서 기대도 걱정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갤럭시 카메라는 '개척자'이기 때문에 넘어야 할 벽들이 있기 때문이죠.



편견


보통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모바일 기기 브랜드 가운데 국내 최강의 명성을 가진 '갤럭시' 라는 이름 때문에 사람들은 이 제품을 카메라라기 보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뭔가 다른 최첨단 디지털 무선 단말기로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한마디로 '카메라가 잘 되는 갤럭시 스마트폰'이 아니냐는 것이죠.
그도 그럴 것이 삼성전자는 갤럭시 탭을 통해 휴대폰 스럽지 않게 생긴 제품도 통화를 할 수 있음을 증명했으니 그런 오해를 사도 어쩔 수 없을 듯 합니다. 하지만 갤럭시 카메라에는 통화 기능이 빠져있습니다[각주:1].


무엇보다도 갤럭시 카메라는 본질적으로 카메라입니다. 기존 제품들 가운데 굳이 비교하자면 요즘 나오고 있는 '스마트 카메라[각주:2]'에 속하겠죠.
카메라를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갤럭시 카메라는 이쪽 세계에 새로 들어온 신참입니다만,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갤럭시 카메라에 붙은 75만원의 가격은 미러리스나 하이엔드 급의 카메라를 살 수 있는 금액입니다.
그러나 카메라 성능만 따져볼 때 울트라줌 컴팩트 수준인 갤럭시 카메라를 이들로 하여금 사게 하려면 갤럭시 카메라가 기존 제품들에 비해 무엇이 얼마나 좋은지 그 매력을 잘 알려줘야 하는데 문제는 아직 이런 제품은 갤럭시 카메라 하나 뿐이라는 점이죠. 타 제품과 비교하는 방법도 쓸 수 없고 그렇다고 한두마디로 쉽게 설명이 가능한 내용도 아닙니다. 어느 정도 보급이 된다면 대중도 직접 써보거나 귀동냥을 통해 그 특징과 장단점을 이해하게 되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거든요. 제조사인 삼성전자에서 열심히 홍보를 하고는 있지만 단기간에 풀려나갈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더 막강한 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이동통신사입니다.


요금제

갤럭시 카메라는 기존의 삼성, 아니 전세계 다른 모든 카메라와는 달리 우선적으로 이동통신사를 통해 출시됩니다[각주:3]. 기존의 WiFi만 내장된 다른 카메라들과는 달리 이 제품은 WiFi 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LTE 통신 기능이 내장되어 있기 때문이죠. 덕분에 어디서나 무선 데이터 접속이 가능합니다. 삼성전자 측이 Connected Camera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는 셈이죠. 본체 가격이 75만원 대로 다른 카메라와 비교해도 그리 만만치 않은 가격에다가 단말기 자급제가 활성화되지도 않은지라 출시 후 당분간은 아마도 이동통신사를 통해서만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이동통신가 제시하는 요금제죠. 갤럭시 카메라는 각 이동통신사의 태블릿 요금제를 이용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카메라에게 과연 2년 약정과 태블릿 요금제가 적당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답이 없는 상황입니다. 갤럭시 카메라를 구입할 사람들 대부분이 이미 약정을 가진 휴대폰을 쓰고 있을텐데, 카메라를 위해 또 2년을 약정하고 매달 요금을 내야 한다는 상황 자체가 매우 낯설죠.
어디까지나 사진과 영상을 전송하기 위한 쓰임새 위주로 쓰일테니 빠른 시간 안에 부담이 적은 갤럭시 카메라에 적당한 요금제를 만들어줘야 이용이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길고 긴 약정과 정액요금제로 사람들을 매어놓기 좋아하는 이동통신사들이 과연 적극적일지는 모르겠네요.



1 + 1 ≠ 2

하지만 가장 큰 장벽은 바로 갤럭시 카메라 자체에 있습니다. 갤럭시 카메라의 가장 큰 특징은 어디서든 접속이 가능한 스마트 디바이스와 디지털 카메라의 결합인데 사람들은 단순히 두 기기를 합친 것으로 끝난 제품에 매력을 느끼진 않겠죠. 서로 다른 성격의 기기가 하나로 합쳐지는 CONVERGENCE(융합)에 사람들이 주목하는 것은 융합 자체의 행위보다는 융합 이후의 결과물 때문입니다. 이름 그대로 갤럭시와 카메라가 하나로 모였는데, 결과가 그들의 결합(1+1=2) 자체에서 끝난다면 사람들의 관심은 빠르게 식어버릴 것입니다.


반대로 1+1=2가 아닌 3이나 4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면 갤럭시 카메라는 삼성전자에게 있어서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갤럭시와 카메라의 결합이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기존의 카메라들이 하지 못했던 부분이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는 고민과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무선 데이터 망을 통한 사진 데이터 전송이나 몇몇 안드로이드 앱을 통한 이미지 효과주기 정도라면 굳이 갤럭시 카메라가 아니더라도 기존 제품들을 잘 활용하면 좀 불편하더라도 가능한 일이니 말이죠.



정리하겠습니다. 갤럭시 카메라는 어디까지나 이제 시작하는 제품입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비록 '갤럭시'의 명성이 뒷받침을 해주고 있긴 하지만 갤럭시 카메라는 어디까지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아닌 '카메라'에 속하는 제품이죠.
그런 만큼 갤럭시 카메라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아닌 기존에 시장에서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수많은 카메라들과 경쟁하면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나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을 일단은 멀리 제쳐두고 겸허한 마음으로 '신참' 카메라로서의 위치를 자각하고 도전해야 하겠죠. 삼성전자의 새로운 도전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해 보겠습니다.



  1. mVoIP 앱을 통한 통화는 예외로 합니다. [본문으로]
  2. 삼성 측에서는 기본 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해서인지 Connected Camera를 더 내세우고 있습니다만. [본문으로]
  3. 나중에는 다른 방법으로 판매가 되겠지만 일단은 이통사가 우선이라더군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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