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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디스플레이#프로젝터

캘리브레이션도 내 마음대로, LG전자 IPS277 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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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용 PC 모니터가 이제는 더 이상 특별한 취급을 받지않는 시장이 된 것도 오래 전입니다. LG전자는 오랜 역사의 TV가 안겨주는 후광과 LG 디스플레이의 계열사이기 때문에 화질 면에서 다른 제조사보다 낫다는 평가를 듣긴 하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는 AS가 좋아서 사는 경우도 많죠. 가격대성능비를 따지는 고객들은 패널만 국산 것을 쓴 좀 더 저렴한 대만/중국산 제품을 사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만큼 차별성도 줄어들었고 말이죠.


그런데 이번에 LG전자에서 IPS 패널을 쓴 모니터를 하나 내놓았습니다.


평범?



IPS277L-BN이라는 모델 번호를 가진 이 제품이 가진 특징이랄 수 있는 광 시야각의 IPS 패널, 27인치, 1920x1080의 풀HD 해상도, 5ms의 응답 속도, 1000대 1의 명암비에 최대 500만대 1의 동적 명암비는 사실 그렇게까지 대단한 특성이랄 수는 없습니다. 기술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어 이 정도로 좋은 패널을 쓴 모니터는 수두룩하죠. 오히려 해상도가 더 높은 모델도 비슷하거나 더 낮은 가격대에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 이 제품만의 특징이 하나 있죠.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


조정, 측정 등의 뜻을 갖고 있는 캘리브레이션이란 모니터의 화질을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조절하는 기능을 뜻합니다. 정확한 색상이 중요한 그래픽 디자이너에게는 무척 중요한 이 기능은 고가의 몇몇 모니터에만 탑재되어 있던 것입니다만, LG전자는 겨우 30만원대의 27인치 모니터에도 탑재를 한 셈입니다.


물론 별도의 측정 도구가 있어야 합니다. 따로 구입해야 하는 것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이렇게 별도로 패키지화한 것은 사무실 등에서 쓸 때 측정 도구 하나로 여러개의 모니터를 캘리브레이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합리적이라고 봐야 하겠죠. IPS277 모니터가 지원하는 캘리브레이션 하드웨어에는 ColorMunki photo, Colormunki design, Spyder3가 있습니다.


캘리브레이션을 위해서는 함께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패키지인 True Color Finder를 설치해야 합니다. 본체와 모니터는 HDMI 케이블 말고는 연결할 필요가 없네요. 그런데 제 경우에는 CD의 통합 설치 프로그램만으로는 제대로 깔리지 않아서 폴더의 셋업 디렉토리에서 설치 프로그램을 하나하나 실행해서 설치했습니다.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전부 캘리브레이션이 되는 건 아닙니다. 지원되는 그래픽 카드가 따로 있네요.

NVIDIA Geforce 8800GTS / 9500GT / GT130M / GT250 / GTS450 / GTS530 / GTX460 / GTX550 / GTX560 / N460GTX

ATI Radeon HD 4870 / 5450 / 5670 / 5770 / 5850 / 6790 / 6850 / 6870 / 6970


화질

이런 측면에서 IPS277의 화질을 살펴보면 과연 어떨까요?


흔히 무광이라 불리는 논글래어(Non-Glare)의 3H 하드코팅이 되어 있어 저처럼 오랫동안 글래어 타입의 모니터를 쓰던 사람에게는 처음 봤을 때 TN 방식 패널처럼 보였습니다. 보통 글래어 코팅의 IPS 패널 모니터를 많이 봤는데 무광 코팅의 모니터는 낯설더라고요.


하지만 IPS 패널이고 광시야각은 확실하죠. 다만 글래어 코팅 제품에 비해 다소 건조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전체적인 색감은, 글쎄요. 과장되지 않았다고나 할까요? 특히 빨강, 파랑, 노랑, 녹색 등 원색 계통도 전혀 들뜨는 느낌없이 차분하게 보여줍니다. 이러한 특성은 논글래어 타입이라는 요소와 함께 사무실에서 오랫동안 업무를 보는 분들에게 특히 어울릴 듯 합니다. 눈의 피로가 덜 하거든요.



디자인


IPS277은 요즘 LG전자 제품들이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이 적용된 디자인입니다.


특히 베젤은 최소화되어 있습니다. 흔히 광고하는 제로 베젤까지는 아니지만 불필요한 부분을 깔끔하게 잘라낸 느낌이랄까요? 덕분에 27인치의 화면이지만 전에 쓰던 23인치 모니터보다 작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스탠드 역할을 하는 알루미늄 재질의 기둥이 꽤 깔금한 디자인입니다.


하지만 뒷면은 플라스틱이죠. 선 정리를 위한 걸이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밑판의 빗금 디자인은 요즘 많이 쓰이는데 만지는 느낌도 별로 좋지 않고 사소한 충격에도 금방 흠이 나니 개인적으로 이런 재질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보기도 좋고 흠에도 강한 재질을 쓰면 좋을 거 같네요.


연결 및 기타



모니터와 외부 영상 입력 기기와의 연결을 위해 모두 3개의 단자를 제공하는데, D-SUB 단자 하나와 HDMI 단자 두개입니다.
이 제품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HDMI 단자 가운데 하나에 MHL 기능을 내장시켰습니다. 이게 뭐냐 하면 스마트폰 가운데 MHL 방식으로 외부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제품은 바로 이 모니터와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죠.


특히 보통의 MHL 젠더는 별도의 전원이 필요한데 얘는 모니터에서 다 해결합니다. 연결을 위한 별도의 케이블도 제공합니다. 소리는 오디오 케이블을 통해 따로 모니터와 연결[각주:1]해 주면 잘 나옵니다.


현재 나오는 LG전자나 팬택 등의 스마트폰들은 많은 경우 MHL을 지원합니다만, 삼성은 독자 규격을 써서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경우에도 활용법이 있죠. 모니터 쪽에서 전원이 나오기 때문에 충전기 역할도 합니다. 비록 갤럭시도 블랙베리도 화면은 안 나오지만 연결만 하면 충전되니 행복합니다. 물론 MHL을 지원하는 스마트폰도 충전되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 제품의 연결에 있어서 문제는 DVI 단자가 아예 없다는 점입니다. 제 그래픽 카드는 구형이라 그런지 DVI만 두개 달려있거든요. 덕분에 젠더가 도착하기 전까지 며칠동안 얘는 그냥 놀고 있었습니다. 단가가 중요하긴 하겠지만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화질을 가지고 최저가 기준으로 30만원대 중반을 넘는 제품인데 2천원도 안 하는 젠더 그냥 넣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공 유틸리티 가운데 듀얼 웹 기능은 이 제품보다는 21대 9 화면비의 자매 모니터인 EA93 시리즈에 더 어울릴 듯 합니다만, 그래도 잘만 쓰면 편리한 기능이겠죠.


수퍼에너지세이빙 기능이 있어서 전기 절약이 된다고 합니다. 얼마나 될지는 몰라도 화면으로 보여주니 이해도 잘 되고 지구를 지킨 것 같아 기분이 좋군요.



마무리



지금까지 LG전자의 IPS277L-BN 모니터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어쩌면 평범할지도 모르는 이 제품을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이라는 특징을 부여함으로써 제법 매력적인 제품으로 만들었다는 생각입니다. 기왕이면 더 높은 해상도를 지원했다면 좋았겠지만, 정확한 색상으로 작업을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제법 눈이 갈만할 것 같네요. 제품은 LG전자로부터 빌렸지만 캘리브레이션 도구는 빌리지 못해서 그 과정을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습니다만.




  1. 바로 위 사진의 파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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