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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PC/#태블릿#e북리더

듀얼 OS를 담은 삼성 ATIV Q, 여섯가지 질문으로 풀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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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에 영국 런던에서 있었던 삼성 프리미어 2013 행사에서 많은 신제품이 선보였습니다만, 그 가운데에서도 각별히 눈에 띄는 존재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새롭게 PC 제품군의 브랜드로 정해진 ATIV 라인업 가운데에서는 ATIV Q라는 신제품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죠. 이 아티브큐가 관심을 끄는 데에는,


삼성전자가 기존의 분리형이 아닌 슬라이드앤틸트 방식의 태블릿 PC로 만들어졌다는 점도 있고,


13.3인치에 무려 3200x1800이라는 초고해상도에 인텔의 새로운 하즈웰 칩셋까지 얹고 나서도 1.29kg의 무게에 불과하다는 점도 있습니다만, 저 개인적으로 볼 때 그에 못지 않은 중요한 요소는 바로 이겁니다.


듀얼 OS. 하나의 기기 안에 두개의 OS가 들어가 있다는 점이죠. 아티브큐에는 윈도우8과 함께 안드로이드가 들어있습니다. 하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좀 있을 겁니다. 이런 사례가 많지는 않거든요.


1. 정말로 윈도우8과 안드로이드를 동시에 쓰나?



일단 기본적으로 아티브Q는 윈도우용 PC입니다. CPU도 인텔 x86 계열인 Core i5 프로세서이고 그런 면에서의 성능 또한 매우 준수하죠. 처음 켰을 때 맞이하는 화면도 윈도우8의 시작 화면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다른 OS를 쓰려면 혹시 재부팅 같은 귀찮은 절차가 필요한게 아닐까 의문이 드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만...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시작 화면에 있는 저 Dual OS 아이콘 하나만 누르면 됩니다.


이미 실행한 적이 있다면 바로 안드로이드 화면이 뜨지만 실행한 적이 없다면 잠깐 이렇게 로딩 시간이 지나간 다음에


이렇게 안드로이드가 화면으로 들어갑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안드로이드 환경이 하나의 윈도우8 앱처럼 이용 가능하다는 점이죠. 태스크 스윗칭도 자연스럽고 특정 안드로이드 앱의 바로가기를 윈도우8 시작 화면에 붙여놓는 것까지도 가능합니다. 두개의 하드웨어를 합쳐놓은 다른 제품들과는 달리 더 유연하고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이야기죠.


2. Dual OS의 구동 원리는?

기존에도 인텔과 ARM의 프로세서를 따로 내장하여 안드로이드와 윈도우를 동시에 운용하는 제품이 있었습니다[각주:1]만, 아티브Q에는 Core i5 프로세서 하나만 들어있습니다. 여러가지로 살펴본 결과 Dual OS는 삼성전자 자체 개발보다는 PC용 BIOS로 유명한 AMI(American Megatrends Inc.)에서 만든 DuOS를 들여온 것이 아닐까 짐작됩니다.

선명하게 박혀있는 AMI 문구.


만일 그렇다면 여기서의 안드로이드는 인텔의 하드웨어 가상화 기술을 응용한 일종의 샌드박스(sandbox) 모델로 구성됩니다. 좀 거칠게 요약하자면 안드로이드 안에서의 일은 안드로이드 안에서 끝나고 윈도우8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죠.

즉, 아티브Q를 이용하는 입장에서 볼 때 안드로이드는 윈도우8의 앱 하나가 되어버립니다. 그 앱을 종료하면 아티브Q 안에서의 안드로이드 환경도 전원이 꺼지는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아티브Q에서 안드로이드 환경을 이용하면서 재부팅같은 복잡한 절차는 필요없습니다. 몇몇 예외를 빼고는 말이죠.그냥 Dual OS 앱을 실행하면 안드로이드로, 윈도우8의 태스크 스위칭 기능으로 다른 윈도우 앱으로 넘어가는 것 또한 전혀 문제 없습니다.

참고로 아티브Q에 내장된 안드로이드는 최신판인 4.2.2입니다.


3. 자원 공유는 어떻게 하나?

자, 이렇게 될 때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서로의 공간을 각 OS가 별도로 확보한다면 윈도우8과 안드로이드 환경에서 만들어진 데이터를 어떻게 공유할까요? 그리고 저장장치 등의 하드웨어 리소스는 어떻게 이용하게 될까요?


물론 여기에도 대답은 준비되어 있습니다. 우선 데이터는 공유 폴더를 이용합니다.


정해진 폴더를 이용해서 쓰게 됩니다. 그리고 각 시스템이 RAM을 공유하게 되어있는데, 4GB RAM 가운데에 기본으로 윈도우8에 2.5GB, 안드로이드에 1.5GB를 주게 되어있고 이 비율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다만 윈도우8에 주어진 2.5GB에서 더 줄이진 못하고 늘릴 수만 있습니다.

위의 예를 보면 안드로이드에 1.5GB를 떼주는 바람에 윈도우8에서는 2.5GB 밖에 쓰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저 상태로는 좀 모자랄 거 같고 8GB 정도는 RAM을 달아야 마음놓고 쓸 수 있겠네요. 그래야 안드로이드에 2GB를 떼주고도 6GB가 남게 되죠.

이 밖에도 카메라, 메모리 카드 등 대부분의 장치를 공유하게 되어있습니다.


4. 성능은 잘 나오나?

아티브Q의 Dual OS로 쓰는 안드로이드는 기존 안드로이드 태블릿에서와 매우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시연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어정쩡한 에뮬레이션의 성능은 아니고 충분히 실용적으로 쓸 수 있게 빠릅니다.
갤럭시 시리즈에서 쓰는 터치위즈는 적용되지 않은 오리지널 UI를 이용[각주:2]할 수 있고, 사용자의 조작에 빠릿빠릿하게 동작합니다. 전시장에서 만져본 체감 속도는 분명 나쁘지 않네요.


AnTuTu를 잠깐 돌려봤는데 38226점이 나왔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제가 만져본 제품은 전시용인지라 아직 완벽하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같은 행사장에서 시험해 본 다른 매체에서 돌린 안투투의 결과는 5만8천점대가 나온 것도 있었습니다. 실제 결과가 전자건 후자건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을 돌리는데에는 전혀 문제없는 고성능인 셈이죠. Core i5로 돌리는 안드로이드의 성능은 확실히 우습게 볼게 아닙니다.


5. 문제는 없나?

나중에 다시 한번 강조하겠지만, 제가 만져본 아티브Q는 아직 완성 제품이 아닙니다. 삼성 프리미어 2013 행사를 맞이하여 조금 먼저 선보인 제품이고 출시 전에 더 많은 개선이 이뤄질 겁니다. 안정성도 훨씬 나아질 것이고 말이죠. 이 글에서는 어디까지나 그 가능성을 위주로 이야기 하는 지라 문제점에 대해서는 실제 제품이 나온 다음에 다시 언급하기로 하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해결할 부분이 눈에 띕니다.


AnTuTu에서 본 제원입니다만, 자세히 보시면 해상도가 좀 이상할 겁니다. 아시다시피 아티브Q는 3200x1800이라는 엄청난 고해상도를 자랑하는 제품입니다만, 안드로이드에서 인식되는 해상도는 1920x1080 뿐입니다. 이는 AMI의 DuOS가 제공하는 안드로이드가 갖는 한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어떻게든 개선은 해야겠지요.


6. Dual OS, 왜?


아마 가장 중요한 질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삼성전자는 왜 아티브Q에 윈도우8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도 집어넣은 것일까요? 어떤 분은 상당히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아티브는 삼성전자의 새로운 PC 브랜드인데 윈도우가 아닌 안드로이드라니, 안드로이드 제품군도 풍부하게 준비된 삼성전자 입장에서 뭐하러 겹치는 제품을 만드는 거냐는 것이죠.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답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분명 윈도우 계열의 PC를 원하긴 하지만 터치스크린 대응 소프트웨어가 부족한 윈도우8을 보완하기 위해 처음부터 터치스크린을 쓰게 만들어진 안드로이드 플랫폼과 그 애플리케이션을 들여옴으로써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비록 iOS보다는 못하지만 플레이 스토어의 콘텐츠는 윈도우8과는 비교할 수 없는 질과 양을 자랑하죠. 여기에 덧붙여 PC를 어려워하지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은 써본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한다는 부분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앞을 보면 어떨까요?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의해 PC의 지위가 흔들리고 인터넷에 의해 기존 미디어 시장이 변화를 겪는 것처럼 이제 예전과 같은 하드웨어 디바이스의 분류 방법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로 접어든 것 같습니다.
안드로이드나 iOS를 쓰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윈도우를 쓰면 더 강력한 PC, 이렇게 나뉘는게 아니라 그냥 이용자가 태블릿으로 쓰면 태블릿이요, 스마트폰으로 쓰면 스마트폰인 것이죠. 디바이스 사이의 경계는 점점 더 흐려지고 있고 가까워지고 섞이고 있으니 PC 혼자 윈도우를 고수해봤자 좋을 건 하나도 없습니다.

이번 아티브Q의 안드로이드 플랫폼 내장은 그런 차원에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패블릿이 가능한 모든 힘을 다 해서 주변을 장악하는 것처럼 PC 또한 가능한 모든 것을 동원해서 최대한 영토를 확보해야 하는 것이죠. 자신의 영역이라는 것 자체가 이제는 의미가 없어진 시대가 왔기 때문입니다. 그 와중에 뭔가 재미있고 근사한 것이 태어나길 기대할 수도 있고 말이죠.


  1. 이렇게 되면 구조도 복잡해지고 가격도 비싸질 수 밖에 없습니다. [본문으로]
  2. 아직 완성 제품이 아니라 그럴 수도 있지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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