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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의 역사, 씽크패드는 끊임없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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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이 만들고 레노버가 이어가고 있는 씽크패드 시리즈는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노트북 PC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노트북 브랜드입니다. 적지 않은 국내외 기업이 씽크패드를 직원에게 사무용 노트북으로 지급하고 있고[각주:1] 미국의 NASA 또한 씽크패드 시리즈를 우주로 날려보내고 있죠.
그만큼 씽크패드 시리즈는 다른 노트북 브랜드가 따라갈 수 없는 신뢰성과 안정성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는 레노버로 넘어간 뒤로도 큰 변화없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전통의 씽크패드, 그 기나긴 역사

이렇게 씽크패드가 다른 노트북 브랜드가 쌓을 수 없었던 특별함을 얻은 데에는 역시 기나긴 세월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1984년 IBM 최초의 포터블 PC가 나왔지만 이때는 씽크패드는 아니었습니다. 모양도 'PAD'는 아니었죠. ThinkPad 브랜드로는 1992년 씽크패드 700c가 처음입니다. 그 이후 21년 동안 씽크패드는 수많은 제품을 쏟아냈죠. 2011년에는 좀 낯설다 싶은 안드로이드 태블릿까지 나왔습니다.


그리고 가장 최신인 씽크패드 X240s와 T440s까지 왔습니다. 첫번째 씽크패드와 비교하면 참 많이 다르죠.


끊임없는 변화는 씽크패드 시리즈가 명맥을 이어온 원동력



보통 사람들에게 노트북 PC란 다 그놈이 그놈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같은 인텔 프로세서와 같은 디스플레이 등 비슷한 제원을 쓴다면 성능도 비슷할 만큼 부품 산업이 발달되어 있으니 말이죠. 씽크패드처럼 혼자서 비싼 녀석[각주:2]은 그리 환영받지 못할 만도 합니다. 씽크패드는 그 이십여년의 세월동안 꾸준히 바뀌어왔습니다. 더 얇고 가벼워졌지만 더 튼튼하고 물에 잘 견디고 열을 잘 배출하게 되었죠.

이건 무려 씽크패드의 7세대 쿨러.


이게 한줄로 줄여 말해서 쉽게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건 오늘도 무게와 성능 사이에서 고민하거나 커피를 키보드에 쏟은 기억이 있거나 반바지를 입고 노트북을 올려놓고 쓰다가 발열 때문에 저온화상을 입은 분들이라면 잘 아실 겁니다.

그 결과는 신뢰성의 향상으로도 이어지나 봅니다. 레노버 측에 따르면 일부러 비교했겠지만 씽크패드가 IBM 소속이던 2004년과 2012년의 수리 비율을 비교하면 51% 떨어졌다고 하네요. 이러한 수치는 레노버로 소속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씽크패드 시리즈가 사랑을 받는 사실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현재의 ThinkPad

자, 그럼 지금의 씽크패드는 과연 어떻게 다를까요? 인텔의 신형 하스웰 칩 채용 등은 경쟁사도 다 하는 거니 일단 제끼고.
6열 키보드로 바뀌거나 베젤이 줄어든 것은 많은 분들이 이제 잘 아실 겁니다. 아마 겉으로 보이는 가장 큰 변화는 이거죠.
바로 터치패드입니다. 전통의 UltraNav는 사라지고 이게 남았습니다. 버튼이고 뭐고 다 일체형으로 만들어졌네요. 대신 넓어지고 윈도우8을 쓰는데 더 적합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나온 X240s와 T440s에도 채용되었습니다.


실제로 만져보면 뭐랄까 꽤 매끄러워요. 잠깐 써보긴 했지만 윈도우8에 잘 어울려서 그리 나쁘진 않았습니다. 다만 윈도우8 때문에 바뀌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니 좀 우울하기도 하고.


힌지도 바뀌었어요. 힌지 구조는 차라리 아이디어패드 요가에서 따온 것 같기도 하네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번에 나온 씽크패드 X240s나 T440s도 새 시대에 맞는 잘 빠진 노트북이라는 사실만큼은 확실한 듯 해요.


씽크패드 시리즈의 과제

씽크패드 시리즈는 앞으로 어떻게 바뀔까요? 윈도우 노트북 PC라는 전형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이미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나왔고 터치스크린 시대를 맞이하여 터치패드도 바뀌었습니다.


앞으로도 지금까지 쌓아올린 씽크패드의 정체성 가운데 지킬 건 지키고 버릴 건 버리는 식으로 많은 변화를 겪어야 할텐데 레노버가 어떻게 여기에 대응할지 지켜보는 것은 제법 흥미로운 일이 될 듯 합니다.

다만 한가지, 씽크패드 브랜드로 새로운 이용자의 유입을 늘리는 일은 신경써야 할 것 같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기업 시장에서 씽크패드는 여전히 강력하지만 새로운 소비자들에게 씽크패드는 예전같지 않습니다. 애플의 맥북을 대표로 하는 예쁜 노트북이 많은 이들에게 갖고 싶은 제품이 되었고 이는 30대 이상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에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노트북들의 공세 또한 거세고 말이죠. 가벼운 작업을 대신할 태블릿과 스마트폰들도 차고 넘칩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에는 레노버가 성공하고 있지만 새로운 이용자의 유입에 대해서는 더 고민할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1. 레노버의 월드와이드 경쟁력 수석 분석가이자 레노버 고객센터의 레노버 홍보대사인 Kevin Beck씨가 직접 내한하여 진행된 행사에 다녀온 후 썼습니다. 재미있는 발표였고 진행도 흥미로웠어요. 그런데...

2. 마침 이 날이 IFA 행사 중인지라 우르르 레노버의 신제품이 잔뜩 발표되었습니다. 씽크패드 요가라던가 씽크패드 요가라던가 씽크패드 요가라던가.... 그 제품 이야기는 나중에 또 하겠지만 아무튼간에 요가는 레노버의 윗분 누군가가 엄청 미는 아이템인 듯.

3. 씽크패드 S 시리즈의 모서리 가운데 팔목이 닿는 부위가 제법 각이 져서 오래 쓰면 빨개지는데 이번에 나온 S440도 마찬가지네요. 디자인 정체성이라고 하겠지만 일단 불편한데.



  1. 여기에는 이제는 관계가 사실상 없어진 IBM도 포함됩니다. [본문으로]
  2. 근래에는 보급형 모델도 있습니다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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