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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VR#교육

게임기 없이 게임하는 게임 스트리밍의 세상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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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기가 출현한 이후 등장한 게임 - 예전에는 ‘전자오락’ 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던 - 은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을 새롭게 개척했다고 좋을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폭넓게 영향을 끼쳤다. 극한에 달하는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일부 작품에서는 높은 예술성까지 가질 정도로 발전해 온 이 게임이라는 콘텐츠는 이미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깊숙하게 들어왔을 뿐만 아니라 영화나 소설, 만화 등으로 미디어믹스되는 현상까지 생길 정도다.
덕분에 이제는 게임을 영화나 음악 등과 함께 보편적으로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가운데 하나로 인정하는 사람들이 결코 적지 않다.

이렇게 전자오락실에서 출발, PC나 가정용 게임 콘솔을 거쳐 온라인 게임과 스마트폰 게임까지 온 게임 분야에서 요즘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지각 변동이 생기고 있다.
그 정체는 바로 게임 스트리밍(GAME STREAMING). 과연 게임 스트리밍이란 무엇일까?


게임 스트리밍(STREAMING)?

‘스트리밍’이라는 용어에는 많은 이들이 이미 익숙할 것이다. 콘텐츠의 데이터 파일 전체를 모두 다운로드 받은 후에 즐기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그때 그때 필요한 부분만 실시간으로 스트림 형태로 전송하여 즐기는 이 방식은 네트워크 기술이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현실에 자리잡고 있다.
전세계 1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이자 우리나라도 이용자가 많은 유튜브나 수많은 음원 사이트에서 서비스 중인 음원의 스트리밍 서비스도 마찬가지인데, 각각 서버에서 동영상 데이터와 음원 데이터를 적절한 형식으로 바꿔 이용자의 단말기로 보내주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게임의 스트리밍 또한 마찬가지 방식이다. 게이머의 PC나 게임기가 아니라 네트워크로 연결된 원격의 서버에서 게임을 구동하면 그 화면과 소리를 게이머에게 전달하고 반대로 게이머의 조작은 서버로 전달하여 게임을 즐기게 하는 방식이다. 이때 게이머에게 게임기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고 입력과 출력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장치 - 예를 들어 스마트폰 같은 -가 있으면 된다[각주:1].

하지만 동영상이나 음원의 스트리밍에 비해 게임 스트리밍은 서버의 성능과 네트워크 회선의 속도가 훨씬 중요하다. 특히 플레이어의 조작과 그에 대한 반응을 초고속으로 주고 받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게임의 특성상 다운링크 뿐만 아니라 업링크의 속도 또한 중요한 것. 네트워크의 속도는 그동안 게임 스트리밍이 시장에 정착하는데 큰 문제가 되어왔다.
어떤 게이머가 반응이 느린 액션 게임을 하겠는가?


왜 게임 스트리밍인가?


그러한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게임 스트리밍은 2013년을 지나고 2014년을 맞이한 현 시점에서 게임 업계의 한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그 단점 만큼 장점도 만만치 않게 크기 때문이다.

게임 스트리밍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이를 활용하기 위한 하드웨어, 이른 바 스트리밍 단말기의 가격이 최소화된다는 점에 있다.
그동안 전용 콘솔이나 PC 게임을 즐기는 입장에서 최신 게임기나 CPU, 그래픽 카드에 대한 가격적인 부담은 만만치 않은 것이었다. 예를 들어 플레이스테이션4용으로 만들어진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3에서는 즐길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모델을 구입해야 했고 PC 게임 또한 최신 그래픽 기술을 동원한 게임은 그에 걸맞는 최신 그래픽 칩셋이 아니면 제 성능을 못 내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게임을 공급하고 싶은 제조사와 게임 개발사들에게도 큰 골칫거리였다. 덕분에 근래에는 더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용 게임이 각광을 받게 되었다. 문제는 이 분야에서는 즐길만한 게임의 장르가 제한되어 있다는 점.

하지만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가 활성화된다면 이에 대한 문제가 한결 가벼워진다. 스트리밍을 위한 단말기가 최소한의 제원만 충족시킨다면 흔히 말하는 고사양 게임이 되건 테트리스 같은 단순한 퍼즐 게임이 되건 별 무리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해당 서비스의 기준만 만족시킨다면 기존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컴퓨터나 구형 게임기나 낮은 제원의 PC에서도 최신 게임을 즐기는데 문제가 없는 것이다.

게임을 개발하여 공급하는 입장에서도 플레이스테이션, XBOX, 닌텐도DS 등 다양한 게임기에 맞춰 게임을 각각 만드는 것보다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에 맞춰 게임을 만들면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어 그동안 게임 산업을 갉아먹는 독으로 지목되어 온 높은 개발비가 주는 악영향을 줄여줄 수 있다.


속속 게임 스트리밍 시장에 참여하는 메이저 업체들

그러한 장점들로 인해 이미 몇몇 업체들이 게임 스트리밍 분야에 발을 담그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특히 기존에 게임 산업에서 활약하고 있던 기업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우선 PC용 그래픽 칩셋 업계의 대부인 엔비디아(nVIDIA)는 자사의 첫 번째 휴대용 게임기인 쉴드(SHIELD)를 통해 PC 게임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현한 바 있다.
GAMESTREAM이라는 이름의 이 서비스는 개인의 PC에서 게임을 구동하고 이를 쉴드에서 직접 화면을 보며 조작할 수 있는 방식으로 로컬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경우 가능한 최상의 그래픽을 즐길 수 있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PC에 일정 수준(GTX650) 이상의 엔비디아 그래픽 칩셋 을 장착해야 한다는 점은 단점. 이 밖에도 엔비디아는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GRID를 통해서도 게임 스트리밍을 시험 중인데 쉴드의 후속작이 국내에 정식 발매된다는 소식 때문에 더더욱 주목받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로 그동안 게임 업계를 이끌어 온 소니 또한 플레이스테이션 나우(PlayStation Now)라는 이름으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참여를 선언했다.
CES 2014에서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나우를 통해 전용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4/3과 휴대용 게임기인 PS VITA, 심지어 BRAVIA TV를 통해 기존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들을 즐길 수 있는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현재는 플레이스테이션3 용 게임만 제공할 계획이지만 앞으로는 그 전작들의 게임도 제공할 것이며 플레이스테이션 나우를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단말기 또한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더 늘어날 예정이다.

그동안 게임 개발 뿐만 아니라 스팀 서비스로 게임의 온라인 유통에서도 활약해 온 밸브(Valve) 또한 스팀박스(SteamBox)를 통해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에 발을 담궜다. 거실 TV에 셋탑박스를 연결, 엔비디아 쉴드처럼 개인의 PC에 있는 게임을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를 위한 하드웨어인 스팀박스는 자사의 리눅스 기반 Steam OS를 채용하고 주어진 조건만 만족한다면 어떤 제조사라도 만들 수 있다.

이들 3개 회사는 모두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으면서도 조금씩 다른데, 엔비디아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자사의 하드웨어 풀로 몰아가고 있고 소니는 자사의 풍부한 게임 콘텐츠와 전용 게임기를 활용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밸브의 스팀박스는 PC용 게임을 스트리밍 대상으로 두는 것은 엔비디아와 같지만 스트리밍 하드웨어에 대해서는 직접 개발이 아닌 개방 형태를 내세우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들 뿐만 아니라 공식적인 발표만 안 했을 뿐 게임 스트리밍 시장을 주시하는 업체는 많다. 예를 들어 게임 콘솔 시장에서 소니와 3강을 이루는 마이크로소프트나 닌텐도 또한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


게임 스트리밍, 단점은 없나?


게임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서비스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단점은 앞에서 말했듯이 역시 전용 하드웨어에서 실행하는 것이 비해 그 성능과 품질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아무리 회선의 전송 속도가 빨라졌다고 해도 언제라도 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특성상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제대로 된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 것이 생명인 대전 격투같은 장르에서는 치명적인 부분. 빠른 반응에 중점을 둬야 하기 때문에 전송되는 화면 데이터의 양 또한 한정될 수 밖에 없어서 그래픽 면에서도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로컬 네트워크를 활용한 서비스라면 이를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긴 하지만 이 경우에는 즐길 수 있는 게임의 종류와 수가 제한받게 된다.

덕분에 현재 실용화된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는 대부분 화면 해상도 720p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미 1080p를 넘어서 4K 시대를 준비하는 2014년의 시점에서는 무척 아쉬운 부분.


그래도 게임 스트리밍은 대세, 우리는?


이렇듯 여러 가지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게임 업계에서 스트리밍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한계에 부딪힌 게임 시장을 견인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임 스트리밍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유무선 네트워크 기술을 충분히 활용할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이후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온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디바이스까지 함께 포용할 수 있다. 그 혜택 또한 이용자인 게이머 뿐만 아니라 개발사에게까지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요소들이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면 결과적으로 게임 시장의 발전에 새로운 원동력으로 작용해 큰 도약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게임 업계와 관련 부처 또한 소모적인 분쟁은 빨리 정리하고 미래를 위해 대비해야 할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춘 우리나라에서는 게임 스트리밍 분야에서 해볼만한 일이 꽤 많으니까 말이다.


이 글은 스마트초이스(http://www.smartchoice.or.kr/)에 기고했던 내용을 조금 고쳐서 올린 것입니다.













  1. 조작을 원한다면 게임 패드도 필요하겠지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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