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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핏, 싸지만 비싼 삼성 표 피트니스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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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삼성전자 웨어러블 부문의 브랜드 이름은 참으로 변화가 많았습니다. 피트니스를 당담하는 이른 바 핏(fit) 시리즈도 예외는 아니었죠.


첫번째 핏이랄 수 있는 갤럭시 기어핏은 단순한 RTOS 기반에 커브드 OLED를 박아넣은 제품이었습니다. 같은 시기 이것저것 많이 집어넣어 나온 갤럭시 기어에 비해 피트니스 중심의 단순함으로 집중했던 제품이죠. 후속작에서 갤럭시를 떼고 나온 기어핏2와 기어핏2 프로는 기어 시리즈처럼 타이젠을 OS로 넣고 보다 다기능을 목표로 했습니다.


2016/06/03 - 삼성 기어핏2(Gear Fit 2), GPS 내장한 고성능 피트니스 밴드로 돌아오다

2016/06/03 - 삼성 기어핏2(Gear Fit 2), 기어핏1과 비교한 인포그래프 공개


그 후속으로 기어를 떼버리고 이번에는 갤럭시를 넣은 갤럭시 핏이 나왔습니다. 두 종류로 나뉘었는데 각각 갤럭시 핏과 갤럭시 핏e 입니다.



갤럭시 핏과 갤럭시 핏e, 무엇이 다른가?


구분 

 갤럭시핏 SM-R370

 갤럭시핏e SM-R375

 화면

0.95인치 AMOLED 120x240

0.74인치 흑백 PMOLED 64x128

 주요 센서

자이로 센서/심박 센서

자이로 센서

 사용자 인터페이스

 터치스크린

충격식

 배터리 용량

 120mAh

70mAh

 무게

 24g

15g

 색상

 블랙, 실버

블랙, 화이트, 옐로우

운동 자동감지

걷기·달리기·자전거·로잉머신 등 6종

걷기·달리기 등 3종

 기타

- 스트레스 지수 측정

- 알림에 대한 간단한 답장

 

 가격

 118,800원

 49,500원

 공통 사항

- 수면 상태와 수면 효율 측정

- 24시간 심박수 모니터링

- 밀리터리 규격인 MIL-STD-810G

- ISO 22810:2010 표준의 5ATM 방수 등급


이 정도만 살펴봐도 아시겠지만 갤럭시핏e는 갤럭시핏의 염가형입니다. 갤럭시핏에서 무언가 빼면 뺐지 더한 건 없는 제품인지라 갤럭시핏e의 가격은 갤럭시핏의 반도 안 됩니다.

물론 흑백 OLED는 실용성 면에서 괜찮다해도 피트니스 밴드로서 중요한 자이로 센서가 없어지고 인터페이스도 단순화되었습니다. 물론 현재 온라인 최저가 기준으로 3만원대라는 점을 보면 저렴하긴 합니다만,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훨씬 나은 경쟁 제품이 있습니다.


전작인 갤럭시핏 시리즈가 기어핏2 시리즈와 다른 점이라면 화면은 더 줄인 다음 GPS를 제거하고 OS를 범용으로 쓸 수 있는 타이젠에서 단순한 기능을 수행하는 RTOS로 바꿨다는 점입니다. 기어핏2 계열이 스마트폰없이 독자적으로 운동하는 이용자를 배려했다면 갤럭시핏 계열은 그런 배려가 원가 절감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한마디로 기어핏2(프로)의 염가형이 갤럭시핏이고 그 갤럭시핏의 염가형이 갤럭시핏e 입니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은 갤럭시핏입니다.




갤럭시핏, 처음 보면



상자를 열면 본체와 충전기, 설명서가 있습니다.


충전기는 자석이 장치된 무선 충전 방식입니다만, 보통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의 무선 충전 방식과는 호환이 되지 않아 장기간 다녀오는 경우에는 갖고 다녀야 합니다. 일부 피트니스 밴드처럼 주 모듈을 밴드에서 떼내어 충전하는게 아닌, 전체로 충전하는 방식이라 편하고 밴드의 내구성에도 도움이 됩니다.


털 주의


본체를 볼까요? 보시다시피 커브드 OLED는 아니고 평평하게 생긴 평범한 AMOLED입니다. 0.95인치지만 미려함은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밝은 낮에 봐도 시인성은 괜찮은 편입니다. 게다가 고릴라 글래스4가 들어가서 쉽게 흠이 생기지 않습니다.

문제는 디자인과 색상인데, 우선 딱 보면 투박해 보입니다. 고급진 커브드 OLED를 써서 착 달라붙는 느낌을 줬던 전작들과는 다르게 차고 있어도 손목에서 붕 떠있는 느낌입니다.

색상도 아쉬운데, 갤럭시핏은 블랙과 실버가 있습니다. 전부 다 까만 블랙은 그렇다쳐도 실버가 참 애매한게 밴드는 하얗고 화면 부위와 밑면은 까맣습니다. 테두리 부분만 실버인 셈인데 특별히 예쁘지도 않고 참 애매한 색상입니다.

예뻐서 사게 되는 제품에는 속하지 않을 것 같네요.



옆에는 이 제품에 달린 유일한 물리 버튼인 사이드 버튼이 있습니다. 다행히 구글 어시스턴트도 빅스비 버튼도 아니고 돌아가기나 전원 켜고 끄기, 운동 시작하기 등의 기능을 수행합니다.



손목이 닿는 안쪽으로는 심박 센서가 있습니다. 옆의 작은 구멍은 프레셔(pressure) 벤트라고 해서 압력의 변화에도 기능이 이상없이 작동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밴드 부분은 전용 제품을 사용하며, 껴고 빼는 것은 매우 쉽습니다. 다만 하양이라 그런지 떡볶이 국물에 이염됩니다. 정말[각주:1]입니다! 참고로 이 제품은 나온 지가 어느 정도 지난지라 정품이 아닌 중국 등의 서드파티 밴드도 나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털 주의!


다행히 제 손목에 맞습니다. 살 덕분에 처음에는 조금 끼는 느낌입니다만, 어느 정도 지나니 익숙해서 별 느낌이 없습니다. 무게는 24g이라는데 부담은 거의 없군요. 소리는 안 나오고 진동으로 리액션을 주는데 그 강도는 충분한 수준입니다.




기어 시리즈, 계승은 했는데...



이 제품을 제대로 쓰려면 Galaxy Wearable과 Samsung Health 앱이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다행히 삼성 스마트폰이 아니어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운로드받아 설치 가능합니다. 글쓴이는 현재 LG V50 ThinQ에 연결하여 쓰는 중입니다.



설치 및 연결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다른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별다른 점은 없습니다만. Samsung Health를 제대로 쓰려면 삼성 계정이 필요합니다.



이 제품은 워치 류와는 다르게 워치페이스가 다양하게 제공되지 않습니다. 갤럭시 웨어러블 앱에서 주는 것만 선택 가능합니다...만,



보시다시피 실용성 면에서는 그럭저럭이지만 디자인 면에서는 그리 좋아보이진 않습니다. 설마 갤럭시핏이 더 비싼 갤럭시 워치보다 예뻐보일까봐 이런 거만 준비해 놓은 것은 아니겠죠. 아니, 생각해보니 그럴 수도 있긴 하겠습니다만. 그리고 좀 웃긴게 연결한 스마트폰 본체와 갤럭시핏의 시간이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떨어져 있는 경우야 그럴 수도 있겠지만 거의 하루 종일 연결하는 상황에서도 그런 일이 발생합니다.


기본적인 조작은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스와이프, 그리고 터치입니다. 인식은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지요. 물론 돌아가기를 비롯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사이드 버튼도 자주 쓰게 됩니다.


기본 시계 화면 빼고 스와이프해서 나오는 다른 화면을 갤럭시 웨어러블에서는 위젯이라고 부릅니다. 총 12개가 제공되는데 펌웨어 업데이트나 웨앱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추가될 수도 있겠죠.


이 위젯 화면을 통해 갤럭시핏에 내장된 기능을 스마트폰을 통하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심박수나 스트레스 지수 측정, 날씨/일정/알림/수면시간/칼로리/걸음 수 확인, 스톱워치/타이머, 물과 커피 음용 카운터, 운동 시작, 답장 보내기[각주:2] 등의 기능이 있습니다. 연결된 스마트폰을 활용한 음악 플레이어 위젯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없어서 아쉽네요.


디자인이나 편의성은 고만고만한 수준입니다. 특히 작은 화면에 글자마저 너무 작은 경우가 많습니다. 한글 이용자가 아닌 알파벳 이용자 위주로 위젯이 디자인되지 않았을까하는 의심이 듭니다.


자동 운동 측정 기능은 잘 되는 편이며 운동 중에는 현재 상태에 대해서 집중하여 보여줍니다. 주로 땅 위에서 운동하는지라 아직 수영장에서 본격적으로 써보지는 못했지만 방수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어떤 방식으로 수영하는지도 인식하여 기록합니다.


배터리 지속시간은 삼성 측에서는 7일이라고 말하는데 상황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글쓴이 기준으로 하루 종일 차고 다니고 일주일에 2~3번 운동하는데 기본 설정으로는 5~6일 정도 갑니다. 최근 나오는 피트니스 밴드 가운데에는 도저히 길다고는 할 수 없어 충전을 잊고 지낼 수준은 아니며, 길게 여행이나 출장을 가게 된다면 충전기가 필요합니다. 전용으로 나온지라 스마트폰용 무선 충전기로는 충전할 수 없습니다.




미밴드4를 이길 수 없어!


지금까지 갤럭시핏을 살펴봤습니다만, 전체적으로 볼 때 무난하게 잘 나온 제품이라는 생각입니다. 디자인은 평범하고 GPS가 빠졌으며 배터리 지속시간은 경쟁제품 대비 짧습니다만, 나름 우리나라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삼성 헬스와 잘 연동되며, 삼성이 아닌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도 무리없이 이용 가능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이죠.


제목에서 싸지만 비싸다 는 표현을 썼는데, 11만 8천 8백원이라는 금액은 갤럭시라는 브랜드가 달린 제품 가운데에는 저렴한 편[각주:3]입니다. 하지만 경쟁력 차원에서 피트니스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의 현실을 보면 그렇지도 않죠.



현재 갤럭시핏이 노리는 피트니스 밴드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존재는 아마도 샤오미의 미밴드4일 겁니다.


아시다시피 미밴드 시리즈는 첫 제품부터 뛰어난 가격대성능비를 자랑하며 저가형 피트니스 밴드 시장을 장악했죠. 현재 국내 총판을 통해 3만원대 초반으로 팔리는 미밴드4의 기능과 제원은 4만 9천 5백원의 갤럭시핏e도 아닌 11만 8천 8백원짜리 갤럭시핏에 준하는 수준입니다. 갤럭시핏 대비 거의 1/4에 가까운 가격으로 나오는데 기능은 큰 차이가 없는 거죠[각주:4]. 배터리 지속시간 등은 갤럭시핏보다 훨씬 우월할 정도입니다.

글쓴이도 만약 삼성 헬스에 데이터를 모아 놓지 않았거나 정가보다 훨씬 싸게 구입할 수 있지 않았다면 갤럭시핏을 사지 않고 차라리 미밴드4를 세개 사서 가족끼리 함께 쓸 것 같습니다.


기어핏2/프로에서 이것 저것 걷어내고 보급형으로 만든 것이 갤럭시핏 시리즈일텐데, 정작 그 정도로는 보급형 피트니스 밴드 시장에서 경쟁하기 힘든 가격대입니다. 삼성 쪽에서는 삼성과 갤럭시 브랜드에 대한 프리미엄을 강조하겠지만 안타깝게도 피트니스 분야에서는 스마트폰과는 달리 삼성전자의 명성이 그리 높지도 않습니다. 미밴드를 선두로 한 저가 제품군 때문에 핏비트(fitbit)도 망해가는 마당인데요.


만약 갤럭시핏으로 미밴드4를 삼성전자가 경쟁하고 싶다면 최소한 미밴드4를 상대할 수 있는 가격대[각주:5]로 맞춰야 할 겁니다. 아니면 다른 더 비싼 피트니스 웨어러블 디바이스들처럼 차별성있는 기능을 제대로 집어넣던가 말이죠. 물론 둘 다 쉽진 않겠습니다만, 확실한 건 현재의 갤럭시핏과 갤럭시핏e는 가격으로 경쟁 제품을 압살하지도 못 하고, 기능이나 디자인으로 높은 가격을 정당화시키지도 못하는, 이도 저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1. 글쓴이의 경험이지요. [본문으로]
  2. 미리 정해진 답변으로만 가능하지만 스마트폰에서 바꿀 수 있다. [본문으로]
  3. 참고로 갤럭시핏e는 갤럭시 브랜드 제품 가운데 가장 싸다고 합니다. [본문으로]
  4. 다만 미밴드 계열은 국내에서 특히 알림 관련하여 편하게 쓰려면 몇군데 손봐야 하는 곳이 있습니다. [본문으로]
  5. 개인적으로는 삼성전자의 프리미엄을 고려해도 갤럭시핏e는 2만원대 후반, 갤럭시핏은 6만원이 한계라고 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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