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WORKJAM에서 만든 것을 월간 게이머즈, 월간 플레이스테이션 등으로 유명한 한국의 게임문화에서 한글화 하였다.
우리나라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꽤 많은 시리즈를 가진 역사와 전통의 게임이라고 한다. 그들을 나열해보면,
- 1987년 4월 신주쿠 중앙공원 살인사건
- 1988년 2월 요코하마 연쇄살인사건
- 1988년 12월 위험한 두 사람 전편
- 1989년 2월 위험한 두 사람 후편
- 1990년 9월 시간이 흐르는 대로
- 1996년 11월 미완의 르포
- 1998년 4월 꿈의 끝에
- 1999년 9월 Early Collection
- 1999년 11월 등불이 꺼지기 전에
이 정도다. 보면 알겠지만, 그야말로 역사와 전통이 있는 게임이다.
그리고 2004년 4월의 어느 날, 늑돌이는 진구지 사부로를 만났다.
국내 한글화 출시는 물론 이번이 처음이었다. 한글 번역의 수준은 꽤 괜찮은 편으로 어색한 부분이 거의 없었다. 한글판의 출시일은 2003년 10월 9일로 좀 지난 셈이다.
늑돌이도 진구지 사부로 시리즈는 이노센트 블랙으로 처음 해보는 거였다. 사실 이 게임 시작해 놓은지는 꽤 오래 되었지만, 중간에 안 하고 있었다. 왜냐고? 그 이유는 좀 나중에.
결국 미뤄놓다가 어린이날을 이용하여 끝을 봤는데...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뭐랄까...
이 게임은 18세 이용가라는 것이다.
게임 전체를 뒤져봐도 잔인하거나 야한 장면은 거의 없다시피하다. 왜 전체 이용가를 못 받았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로.
< 설마 담배피는 장면 때문에 성인용인 건 아니겠지. >
하지만 게임의 내용은 성인용이라고 하는게 맞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성인 취향이라고나 할까?
게임 속에 등장하는 영상, 음악, 등장인물 들이 가진 분위기는 자극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차분 그 자체다. 요즘 게임들의 추세와는 정도대.
그런 분위기는 게임 시작부터 느껴진다. 게임의 주요소인 그림들도 10대 취향은 절대 아니며, 음악은 안정감있는 재즈 풍의 음악. 분명히 틀리다.
게임의 내용은 제목 그대로 탐정 진구지 사부로가 되어 게임을 진행하며 만나는 여러가지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다. 다만 추리라는 측면보다는 드라마라는 측면을 강조하였다.
즉, 주욱 따라가면 게임이 진행되는 방식이고, 선택을 하긴 하지만 잘못된 선택이라고 해서 게임오버가 되는 일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게임방식이 채택된 경우에는 무엇보다도 감정이입이 중요하다. 안 그러면 지루하기만한 소설책이 되어버리니 말이다.
이 감정이입이라는 부분에서는 이노센트 블랙의 경우, 상당히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게임을 끝내고 나면 그 다음편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 이 예쁘고 착한 요꼬는 어떡하라구~~!! >
이노센트 블랙은 확실히 '성인'이 봐도 괜찮은 내용을 제공한다. 주요 인물들은 다 각자 나름대로의 고민을 갖고 있으며, 이들의 삶은 이노센트 블랙 특유의 분위기와 함께 늑돌이의 마음에 착 달라붙는다.
이 부분은 누가 뭐래도 이노센트 블랙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제 이노센트 블랙의 단점을 들어보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장르일 것이다. 이런 정적인 흐름을 가지는 어드벤처+노블게임이 싫은 사람은 이 게임이 무조건 싫을 것이다(사실 이런 장르는 편식이 심한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상당히 생소한 편이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권할 수 없다.
< 이런 글 읽는 거 싫어한다구? 그럼 이 게임에는 손을 대지 마라! >
하지만, 이것은 어떻게 할 수 없으니 그냥 넘어가자(눈치채셨겠지만, 늑돌이는 이런 장르 좋아한다. ^^).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오래된 게임시스템이다.
게임을 처음 해보면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은 '구식이다'라는 문장이다.
그래픽이나 UI, 게임시스템 모두가 좀 오래된 게임의 풍을 가진다.
진구지 사부로 시리즈는 역사도 오래된 게임이건만 게임의 UI나 진행을 위한 시스템은 거의 그동안 발전이 없었던 듯, 구식 그 자체다. 게임을 즐기면서 불편한 점이 매우 많다.
거기다가 새로 추가한 듯 해보이는 어설픈 3D 그래픽의 수색 모드는 짜증을 불러오는 주범이다(늑돌이가 앞에서 중간에 게임을 안 하고 있었다고 했는데, 바로 이 수색 모드가 문제였다).
< 불편과 짜증 그 자체인 수색 모드 >
이 정도의 UI와 게임시스템은 요즘 이용자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엔 역부족이다. 물론 그래픽이나 화려한 이펙트 등은 바랄 수도 없는 게임이니 다른 장르의 것들과 비교해서 여러가지로 불리한 점이 많다.
특히 이런 요소들이 국내 발매에서 상업적인 실패를 하게 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우리나라에 나오는 대부분의 비디오게임들이 다 실패중이지만.
뭐, 그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이런 장르의 글을 읽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해볼만한 게임이다. 하지만 시스템이 좀 구식인 점은 감안하라.
참고로, 엔딩을 보면 나타나는 부록게임들도 꽤 재미있다.
여러 등장인물들이 귀엽게 표시되어 원래 게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특히 요코의 새로운 모습(?)은 즐겁기 그지없다.
일본에서는 후속작인 탐정 진구지 사부로 - Kind of Blue 가 2004년 4월 22일자로 발매된 상황이다. 한글판 정식 발매는 이노센트 블랙의 실패로 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