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 이어 이번에도 2014년에 모바일 분야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정리해 보자. 지난 번의 주제가 디바이스, 즉, 제품이었다면 이번의 주제는 이를 판매하거나 관련 플랫폼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글의 분량상 제조사 중심으로 정리하였음에 양해를 바란다.



2014/12/22 - 라지온 선정 2014년 모바일 이슈 : 디바이스 편



계속되는 애플과 삼성의 대결


많은 이들이 인정하듯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시장을 선도했으며 전세계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장점을 빠르게 흡수하고 자사의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기술과 함께 당시에는 아직 미약하던 구글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결합한 갤럭시 시리즈를 출시하여 세계 스마트폰과 휴대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방식은 애플과의 법적인 마찰로 이어졌다. 삼성전자 또한 독자적으로 큰 화면과 S펜을 가진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통해 대화면 스마트폰, 이른 바 패블릿 시장을 개척한 바 있지만 애플은 이를 외면할 뿐이었다.

하지만 올해의 양상은 제법 흥미롭다. 그동안 부정해왔던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에 애플이 진입한 것이다. 새로운 아이폰6는 4인치가 아닌 4.7인치의 화면을 채택했으며 아이폰6+는 이보다 더 큰 5.5인치의 디스플레이를 가졌다. 특히 후자의 경우는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시장을 노린 수였으며 적어도 시장 확대 차원에서는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

삼성은 여전히 세계 시장 1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약진으로 적지 않은 지분을 놓쳤다. 최고 히트작이었던 갤럭시 S3 이후의 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 그런 까닭에서인지 전면적인 내부 인사 이동이 있었으며 제품 디자인에서도 갤럭시 알파와 갤럭시 노트4는 금속 프레임을 채용하는 변화가 있었다. 갤럭시 A 시리즈 등 중저가 라인업 또한 보강하고 있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애플의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 이름은 바로 애플 워치. 이름만큼이나 ‘새로운 손목시계’라는 개념에 촛점을 맞춘 제품이었다. 이 애플 워치는 애플 워치는 디바이스 자체의 판매 뿐만 아니라 헬스킷과 애플 페이 등 새 서비스의 흥망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 또한 오큘러스와 손잡고 가상현실 헤드셋인 기어VR과 함께 3G 모듈까지 통합한 3세대의 웨어러블 디바이스인 기어S를 내놓았는데 본격적인 대결은 애플 워치가 정식 출시되는 내년으로 미뤄야 할 듯 하다.
한편 삼성은 그동안 내놓았던 서비스를 접고 있다. 올해에만 삼성 비디오, 북스, 와치온(한국, 미국 제외) 서비스를 접고 내년 초에는 챗온 서비스를 종료한다. 헬스케어, 스마트홈, 모바일 결제 관련 서비스와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삼성은 타사와 제휴하여 갤럭시 사용자를 위한 무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MILK를 내놓았고 이의 성쇠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각각 애플 A 시리즈와 퀄컴 스냅드래곤에 대항하는 엑시노스 7 라인과 자체 LTE 모뎀 칩 개발로 인해 삼성의 시스템 반도체 부문은 상당히 힘을 받고 있다. 그리고 기대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타이젠 스마트폰은 2014년에도 여전히 안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그리고 퀄컴



그동안 말 그대로 삽질을 거듭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바일 시장 정책이 올해에는 좀 자리가 잡힌 듯 하다. 이도 저도 아니었던 윈도우RT를 포기하고 윈도우8과 그 후속작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며 한편으로는 Windows 8.1 with bing을 사실상 무료에 가까운 가격으로 제조업체에게 공급하여 윈도우 태블릿과 저가형 노트북 시장에 힘을 실어줬다.

인텔은 퀄컴을 견제할 새로운 모뎀 칩을 개발하고 자사의 아톰 프로세서에 보조금을 싣고 저렴하게 공급함으로써 윈도우 태블릿 시장에 힘을 보탬과 함께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었다. 성능과 저전력을 조화시킨 코어 M 프로세서의 등장 또한 인텔이 모바일 시장에 쏟는 정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 결과로 인해 실제로 올 한해 저렴한 윈도우 태블릿과 함께 윈도우 노트북 PC가 시장에 소개되었으며 적지 않은 판매량을 보였다. 이는 늦긴 했지만 iOS와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 확대에 어느 정도 제동을 거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두 업체의 약진은 모두 막강한 자본력에 기반한 것으로 상품성만으로는 승부를 볼 수 없었다는 점에서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편 그동안 모바일 AP와 모뎀 시장에서 재미를 보았던 퀄컴은 인텔과 삼성 등의 자체 모뎀 칩 개발과 64비트 AP 개발, 그리고 저가형 프로세서 업체들의 도전으로 인해 내년에는 올해와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독점을 준비하는 구글


구글에게 있어서 안드로이드 자체는 수익이 별로 나지 않는 사업이겠지만 안드로이드에 자사의 서비스를 기본으로 얹음으로써 모바일 시장에서의 입지는 어느 누구보다도 강하다. 유튜브와 구글 지도는 모바일 시장에서도 여전히 킬러 서비스며 G메일과 드라이브, 구글+ 또한 기본 탑재의 혜택을 받고 자리잡고 있다.
게다가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이 늘어남에 따라 구글이 안드로이드 단말기 제조사에 가하는 제약은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AOSP 등 안드로이드 대안 프로젝트에도 관심이 가는 상황이다.
국내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10년간 특허 공유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 또한 주목할만한 부분.

크롬북은 꾸준하게 그 저변을 넓혀가고 있으며 패블릿인 넥서스6와 함께 넥서스 플레이어를 공개하여 작년의 크롬캐스트와 함께 구글의 TV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보여줬다. 하지만 많은 기대를 모았던 구글 글래스 프로젝트는 사실상 종료되었다.


각축을 벌이는 기업들



둥그런 유리의 손목시계형 웨어러블 디바이스인 G Watch R을 발표하고 스마트폰 G와 L 시리즈가 비교적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가트너가 발표한 올해 3분기 자료에 따르면 LG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안심할 수 없는 상황. 다만 계열사인 LG 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은 든든한 밑천이 되고 있다.
이제야 나온 자체 모바일 AP인 뉴클런은 타사의 1세대 이전 제품과 동급으로 빠르게 다음 세대 제품이 개발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밀월관계인 퀄컴과의 협상용 카드로 쓰기에도 아직은 부족할 듯.

LG전자를 밀어낸 중국 3사, 화웨이와 샤오미와 레노버는 성장 중인 중국 시장을 받침으로 삼아 전세계를 노리고 있으며 내년의 활약을 기대 중이다. 다만 해외 진출시 생기는 장애를 이들이 잘 해결할 수 있는지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으며 샤오미의 경우 이미 특허 관련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비슷한 예로 인도의 마이크로맥스 또한 가격대성능비를 무기로 넓은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급성장, 전세계 휴대폰 시장 1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소니의 엑스페리아 시리즈 또한 단말기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아직 고전 중이다. 다만 소니 특유의 실험 정신은 여전하여 스마트글래스와 VR 헤드셋을 준비 중이며 플레이스테이션 등 자사 소유의 콘텐츠 및 플랫폼과의 융합도 기대해 볼만하다. 세계 최고의 카메라 센서와 뛰어난 렌즈 기술로 액션캠과 스마트폰 카메라 분야에서의 활약 또한 놓칠 수 없다.





kt 에코노베이션에 기고했던 글을 고쳐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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