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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앱#서비스

SKT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이제 3G망을 마음껏 써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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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휴대폰 망은 전세계에서도 꽤 잘 구성되어 있는 편이다. 이동통신 3사의 망이 전 국토의 99% 이상을 커버할 정도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휴대폰을 이용한 통신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는 망을 인터넷 이용에 쓰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한 건 꽤 오래 전부터다. 특히 CDMA를 지나 WCDMA 시대가 오고 HSPA와 같이 고속 데이터 통신이 가능해 지면서 그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졌다. 무선랜 AP나 와이브로 접속 가능 지역도 늘어나긴 했지만 3G망의 커버리지를 따라갈 수는 없었고, 특히 아이폰을 필두로 다양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무선 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요구는 더욱 늘어갔다.

그리고 지난 7월 14일, SK텔레콤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를 발표했고, 8월 26일 방송통신위원회의 협의 및 인가 절차를 거쳐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SK텔레콤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그 정체는

이번에 나온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란 말 그대로 데이터 사용량 제한 없이 무선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올인원55/65/80/95, 넘버원(무제한형) 요금제를 이용하면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그 밖에 문자 메시지나 m-VoIP 부분도 있지만 이 글의 범위는 아니니 아래 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 출처 : T World 공지사항 )


그동안 이동통신사에서 나왔던 무제한 요금제들이 이벤트적인 성격을 갖거나 한시적으로만 운용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이번 SK텔레콤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다. 그동안 무선 데이터 요금 폭탄을 맞아 가슴이 떨렸던 기억이 있는 분이라면 정말 환영할만한 요금제임에는 분명하다.

이런 혜택을 받으려면 최소한 한달 55,000원(부가세 포함하면 59,500원) 이상의 정액 요금제에 가입해야 하지만 아예 무제한이 없었던 데이터 요금제와 비교하면 훨씬 나아진며 이 요금제에 가입하고 있는 이상 더 이상 데이터 요금 폭탄에 시달릴 걱정은 없는 셈이다. 다만 올인원 요금제의 다른 혜택은 필요없고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의 적용만 받고 싶은 이들을 위한 새 요금제도 준비해 주면 좋겠다.


뜨거운 감자 : 진정 '무제한'일까?

이번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대해서 인터넷은 꽤나 시끄럽다. 정말로 무제한이냐 아니냐에 대해서 말이다. 이는 요금제에서 규정하고 있는 일 기준 사용량 때문이다.

일 기준 사용량은 가입한 요금제에 따라 70MB~200MB로 정해져 있는데, 사용자가 이용하는 기지국의 데이터 사용량이 많아져서 문제가 될 경우, 이 일 기준 사용량을 초과한 사용자에 대해 속도 제한이 들어간다.

과연 어느 정도의 속도 제한이 들어갈지는 모르겠지만 SK텔레콤의 자료에 따르면 동영상/음악 스트리밍이나 대용량 파일 다운로드를 원활하게 받기는 어렵지만 웹 서핑, 메신저, 이메일 서비스에는 별 지장이 없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는 기존에 해외에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이미 시행한 경우를 연구하여 도출한 결론이라고 한다.
현재의 3G 망 수준으로는 현실적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모든 트래픽 양을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해당 기지국에 접속하여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치느니 그 원인 제공자의 속도를 제한하는 차선책을 선택하는 셈이다.

그 제한에서 벗어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망부하가 걸리는 지역을 벗어나는 것이다. 결국 속도 제한은 한 자리에서 머물러 3G 망을 이용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셈으로, 이동하는 경우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예를 들어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면서 동영상을 보는 경우라면 위치가 바뀌면서 망부하가 걸리는 기지국에 접속하지 않는 한 계속 잘 볼 수 있는 셈이다.

아무튼, 진정 무제한이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예전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으로 무선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은 확실하다. 물론 가장 좋은 경우는 SK텔레콤이 공언하듯이 무선 망 품질을 계속 높여서 '일 기준 사용량'이라는 기준이 별로 활용되지 않는 상황이 되는 것이지만.



누구에게 필요한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애타게 원했던 사람들은 역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기존의 데이터 요금제로도 어느 정도 이용하긴 했지만 추가되는 요금 걱정없이 마음껏 무선 데이터를 이용하고 싶은 경우에 잘 맞는 요금제다.

특히,

- 현장에서 무선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이라면 보안 측면에서 좋다. 3G 데이터 통신은 기본적으로 암호화되어 전송되기 때문에 수상스러운 공개 무선랜 AP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 갤럭시S나 단비처럼 모바일 AP 기능이 있는 제품으로 주변 무선랜 기기를 연결하여 이용할 때도 좋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기기만으로 외부 통신을 담당하고 나머지 제품은 무선랜만 있으면 인터넷이 이용 가능한 것이다.

- 하나의 가입자 명의로 USIM을 여러개 만들어 쓸 수 있는 T 데이터 쉐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아주 적절하다.


반면에 현재 집이나 사무실에서 쓰는 유선 인터넷을 대체하고자 하면 실망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3G망의 속도는 와이브로보다도 느린 경우가 많기 때문에 최소 10Mbps 이상인 유선 인터넷 대신 쓰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한 장소에 있기 때문에 속도 제한을 적용받을 수도 있겠다.
아주 예외적인 상황이겠지만 언론사를 상대로 하는 발표회 장소 같이 수많은 기자와 블로거들이 접속하여 이용하는 경우 또한 제한이 생길 수 있겠다.



SK텔레콤, 변하고 있나?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몇년 전만 해도 이런 요금제를 SK텔레콤이 선보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당시만 해도 SK텔레콤은 이동통신 분야 1위 업체로서 경쟁사보다 늘 한단계 더 비싼 데이터 요금제를 사용자에게 제시해왔다. 모바일 인터넷의 활성화를 막아왔던 가장 큰 요소가 바로 비싼 데이터 요금제에 기인한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SK텔레콤에 쏠리는 비난 -적어도 일부는- 은 충분히 수긍이 가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작년의 초단위 요금제나 올해 본격적으로 들여온 외산 스마트폰들, SKAF의 내장 여부를 제조사에게 맡기는 조치 등과 함께 이번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발표까지 살펴보면 확실히 전과는 상당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예전과는 달리 경쟁사를 기다리기 보다는 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적극적으로 인지하고 더 빠르게 대응하려는 적극적인 의지가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SK텔레콤의 극적인 변화는 이동통신사가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고객이 원하는 바를 빨리 파악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어야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상징하는 부분일 것이다. 이 '변화'야말로 이번에 시행하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건 3G 무선 데이터의 활용도가 높아졌다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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